
음식의 기원을 알고 있다면 음식 맛이 한결 더해질까?꼭 그렇지는 않겠지만, 식사자리의 푸짐한 얘깃거리를 제공하고 느긋하게 맛을 음미하는데 도움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음식, 그 상식을 뒤엎는 역사(쓰지하라 야스오 지음·창해 펴냄)'는 음식의 탄생과 발전과정에 대한 숨겨진 역사를 추적, 음식문화의 원류를 캐고 있어 흥미롭다.
▲파스타의 기원은 중국의 라면?=면(麵)음식의 발상지는 중국. 제조법중 가장 오래된 것(6세기 초반)은 반죽한 밀가루를 계속 늘려 가늘게 만드는 이른바 '수타면(手打麵)'으로 대표적인 음식이 소면이다. 이를 화북지방에서는 라면이라고 했는데 요즘 라면의 어원이 됐다.
12세기전까지 면음식을 구경도 못하던 이탈리아인들이 어떻게 파스타를 만들었을까. 여행가 마르코 폴로가 중국으로부터 베네치아로 제조 기술을 갖고 돌아갔다는 속설도 있지만, 실크로드를 통해 중국에서 중앙아시아→중동→이탈리아로 전파됐다는게 정설이다.
처음에 보급되기 시작한 면음식은 가늘고 납작한 모양의 수타면과 비슷했는데 17세기에 등장한 나사방식의 기계에 의해 파스타로 모습이 바뀌었다. 근데 재미있는 것은 이탈리아인들이 18세기까지 포크가 보급되지 않아 손으로 그 가늘고 미끄러운 스파게티를 힘겹게 먹었다고.
▲한국요리는 옛날부터 매웠는가?=한국인 1인당 연간 고추 소비량은 약 1.8∼2㎏정도. 세계에서 가장 맵게 음식을 먹는 민족이다.
근데 1613년 이수광의 지봉유설에는 '주막에서는 소주와 함께 고추를 팔았는데 이것을 먹고 목숨을 잃은 자가 적지 않다'고 할 정도로 우리 조상들은 처음에 고추를 맹독이 있는 독초로 봤다.
고추가 처음 들어온지 1백여년이 지난 18세기 초에야 김치와 젓갈에 사용되기 시작하고 18세기 말 고추장이 개발된다. 그 이전만해도 한국음식은 전혀 맵지 않았다. 매운 맛이 한민족의 입맛으로 정착되는데 200년 남짓한 세월이 걸린 셈이다.
▲카레라이스의 원조는 인도인가, 영국인가?=카레라이스라고 하면 인도 요리로 알고 있지만 인도에는 카레라이스라는 요리가 없고 먹어본 이도 극소수다. 현재 카레와 가장 근접한 인도 음식은 '마살라'로, 여러 향신료를 조합하고 조미료를 사용해 맛을 낸 것이다.
원래 마살라는 조린 국물에 가까웠지만 18세기 영국인들이 거기다 매운 맛을 죽이고 밀가루를 넣어 원형과 전혀 다른 소스로 바꾼 것이다. 그렇지만 카레라이스라는 명칭은 인도의 '커리'라는 걸쭉한 음식물에서 유래됐다.
이밖에 '미국의 대표적인 음식 햄버거의 기원은 독일 함부르크의 영어발음에서 유래됐다' '차는 어떻게 티가 되었는가' '증류주의 고향은 이슬람문화권인 중동이었다·' '세계의 엽기적인 요리' 등 재미있는 내용이 많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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