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벤처기업 (주)디엘텍〈계명대 벤처창업보육사업단 입주〉이 세계 최초로 자성분말을 이용한 도난방지용 자성잉크와 펜, 스프레이를 개발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경일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전자에 근무했던 문홍웅(37) 대표가 도난방지용 자성분말 개발에 도전한 것은 지난 1999년 5월. 회사를 그만두고 슈퍼마켓을 운영했던 문 대표는 잦은 도난사고로 인해 골머리를 앓았다. 도난물품 때문에 '앞으로 남고 뒤로 손해보는' 실속없는 장사가 계속된 것이다.
"백화점이나 대형 할인점 등에서 사용하고 있는 도난방지용 태그(tag) 도입을 검토했습니다. 하지만 1회용임에도 태그 하나당 최하 60원에서 700원까지 가격이 너무 비싸 소규모 점포로서는 도저히 도입할 수 없었습니다. 더구나 기존 태그 제품의 주원료인 코발트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것이었습니다".
문 대표는 대전의 한 벤처기업과 제휴, 코발트 보다 60배 이상 싼 '산화철'을 이용해 태그를 만드는 모험에 도전했고 올 봄 마침내 개발에 성공, 국내 및 미국, 일본 물질특허를 출원했다. 디엘텍의 자성분말은 특수 열처리된 순수 산화철(Fe)로 입자 각각을 코팅한 분자수준의 나노(Nano)비정질 분말이라는 성질을 갖고 있다.
이로 인해 디엘텍은 6월 산업자원부 신기술창업보육사업자로 선정됐고 7월에는 일본 후쿠오카시의 초청을 받고 벤처마켓에 출품, 50배수의 투자제안을 받기도 했다디엘텍의 자성분말은 코발트 제품에 비해 가격이 엄청나게 싸다는 것 외에도 물리적 특성에서 여러가지 장점이 있다.
기존의 도난방지용 태그의 경우 코발트와 니켈 등으로 만든 얇은 판을 바코드 인쇄 뒤에 숨겨 물품에 부착시켜 놓았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태그를 떼버리고 훔쳐가면 도난방지 안테나가 감지할 수 없다. 또 악세서리처럼 고가지만 작은 물품에는 아예 태그를 부칠 수 없는 단점이 있다.
이런 이유로 미국과 중국에서는 지난 5년간 분말형 태그제품을 개발하려고 애썼지만 실패했다. 코발트를 분말로 만들 경우 물리적 특성이 변해 버리기 때문이다.
디엘텍의 자성분말은 분말형이면서도 코발트 보다 더 뛰어난 물리적 특성을 발휘, 잉크나 펜, 스프레이 형태로 자유롭게 응용할 수 있다. 도둑이 태그를 떼버리고 싶어도 어디에 태그가 있는 지 찾을 수도 없고, 액세서리 같은 작은 물품이라도 스프레이로 뿌려두면 도저히 훔쳐갈 수가 없다.
개발원리는 자석원리를 이용한 것으로 간단하다. 분말을 일정한 방향으로 정렬시키면 N극과 S극의 전자석이 되어 출입문에 설치된 안테나에서 이를 감지해 경보음을 울리지만, 계산을 끝내면 분말의 방향이 흩어져 자석성질을 잃게 하는 것이다. 만일 환불을 하면 역순으로 다시 자석의 성질을 갖게된다.
문 대표는 "새로 개발된 자성분말은 기존 대형 할인점에 설치된 안테나와 호환이 가능해 신속하게 수입 코발트 제품을 대체할 수 있다"며 "현재 인식거리가 30㎝ 정도로 짧기 때문에 오는 연말까지 인식거리를 80㎝로 늘린 뒤 상용화에 본격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내년에 디엘텍은 자성분말로 아예 '바코드'를 인쇄하는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만일 이 계획이 실용화된다면 소비자는 구매한 물품을 일일이 계산할 필요 없이 계산대를 그냥 통과하기만하면 컴퓨터가 구입한 물품을 순식간에 인식, 계산서를 발행할 수 있다. 유통시장의 혁명이 가능하다. 자성분말은 또 위.변조 방지 상품권, 쿠폰발행, 주요문서 인쇄 등에 다양하게 응용될 수 있다. 053)652-4647.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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