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지 2차피해 비상

입력 2002-09-16 14:24:00

태풍 루사의 피해복구가 이뤄지기도 전에 또다시 많은 비가 내림에 따라 복구작업이 지연되고 응급 복구했던 다리가 잇따라 유실되는 2차 피해도 발생했다.

시·군 관계자들은 태풍때 많은 비가 내려 지반이 약화되어 있는 상태에서 비가 더 내리기 때문에 2차 피해가 잇따를 우려가 있다며 농작물도 결실이 제대로 안되기 때문에 큰 폭의 수확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라 내다봤다.

15일부터 비가 내린 경북지역은 16일에는 호우주의보가 발효됐다.오전7시 현재 김천 45.5㎜ 성주 가천면 58.5㎜ 등 도내 평균 31.9㎜가 내렸는데 앞으로도 최고 100㎜의 비가 더 내릴 전망인데다 기온마저 떨어지고 있는 것.

이번 비로 성주에서는 지난번 태풍때 유실되는 바람에 응급복구한 금수면 배바위 마을의 다리가 16일 또다시 유실돼 30여가구 120여명의 주민이 고립됐고 김천시 구성면 미평 1, 2, 3리와 금평리를 연결하는 다리 3개도 이날 오전에 유실, 120가구가 고립됐다.

농작물도 이번 비로 큰 피해가 불가피한데 특히 벼 농사는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계속된 흐린 날씨와 태풍 등으로 일조량이 부족, 벼가 마르는 백수현상과 벼가 검게 변하는 변색립 현상 등에 따른 감수가 불가피하기 때문.

농림부에서도 올해 쌀 수확량이 평년보다 5~7%(200만섬)정도 줄 것으로 판단했다.영양농업기술센타 김광연 인력육성 담당은 "계속된 비로 수분이 과다, 품질저하와 생산량 감소가 불가피하고 쭉정이 쌀이 생산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일조량이 예년보다 30%이상 적은 상태에서 또 비가 와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우려가 크다"고 했다.

과일과 고추 등 다른 농산물 피해도 마찬가지여서 병해충 확산과 부실 결실, 품질 저하 등에 따른 폐농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과수농 김석현(62·영양군 석보면 지경리)씨는 "태풍으로 2천700평의 사과밭이 침수돼 부패병과 각종 곰팡이병 등으로 마땅히 출하할 상품이 없는데 비가 또 끊임없이 내리니 올 농사는 끝장"이라고 했다.

한편 이번 비로 태풍 피해복구도 차질을 빚고 있다. 15일까지 공공시설물 응급복구율이 90%에 이른 김천시는 16일부터 토사로 매립된 가옥 등의 복구지원을 위해 인력 1만2천704명과 중장비 305대를 활용할 계획이었으나 아직 투입못하고 있다.

김천시는 비가 계속될 경우 중장비만이라도 투입할 계획이다.운문댐은 또다시 비가 내리자 16일 0시부터 초당 30t씩 방류하던 것을 오전 9시현재는 70t으로 늘렸다.

강석옥·박용우·엄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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