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12일 뉴욕에서 가진 정상회담은 향후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 정세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고이즈미 총리가 오는 17일 평양을 방문,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만큼 부시 대통령의 대북(對北) 메시지가 상당부분 전달됐을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당연하고 예견됐던 현상이지만 두 정상간 대북관련 논의 내용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외신 보도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은 대량살상무기의 위협을 포함, 북한의 미해결 현안에 관한 정책공조를 강화하기로 합의하면서 미국이 북한에 대해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있다는 점을 김 국방위원장에게 전달해 줄 것을 고이즈미 총리에게 당부했다.
이는 미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를 재확인한 수준이다. 그러나 강경 일변도의 이라크 정책과는 달리 북한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는 부시 대통령으로서는 이번 고이즈미 총리의 방북을 북-미 직접대화의 '전초전'으로 활용하려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이 우려하고 있는 북한의 핵 개발 의혹과 미사일 기술의 개발 및 수출 등 현안 해소를 위한 북-미 간접대화가 시도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 부시 대통령은 이날 고이즈미 총리와의 회담 자리에서 "방북 결과를 빨리 알려달라"며 북-일 정상회담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하면서 "방북할 때까지 미국이 갖고 있는 여러가지 (북한) 정보를 외교 루트를 통해 전달하겠다"고 말했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이에 대해 고이즈미 총리는 "북-일 정상회담은 한국, 미국과 잘 조정해서 임하겠다"면서 남-북, 북-미 관계 개선의 가교 역할을 할 것임을 자임했다.
이번 방북을 통해 안보 보장과 납북 일본인 문제 등 대북 현안의 타개를 모색하고 있는 고이즈미 총리로서도 북한과의 수교를 위해서는 미국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만큼 이 부분에 상당한 비중을 두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12일자 논평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변화하는 현실을 무시하고 미국이 의연히 대조선 적대시 정책에 매달린다면 자신(미국)에게 이익보다 해를 줄 뿐"이라면서 "미국의 현 집권세력은 대조선 적대시 정책의 역사적 오류를 깊이 생각해보고 우리에 대한 부당한 태도를 바꾸는 것이 좋을 것"이라면서 대화 필요성을 역설,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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