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재래시장 썰렁...매출 크게 떨어져

입력 2002-09-14 00:00:00

추석이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재래시장의 추석 경기는 실종됐다. 전국을 강타한 태풍 영향으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한데다 태풍 피해지역인 성주, 고령, 영천 등 지방 소매상들의 구매가 크게 줄었기 때문.

13일 오후 2시쯤 서문시장. 평소보다 많은 인파로 북적댔지만 막상 상가 안에는 고객들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의류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4지구 2층 의류도매상들은 수주전부터 가을의류로 매장을 꾸몄지만 아동복과 한복판매점에만 몇몇 손님이 흥정을 벌이고 있었다.

김병석(56) 4지구번영회장은 "예년 이맘때에는 지방 소매상인이 대거 몰려와 추석용 상품을 대량으로 구입했으나 올해는 수해 영향으로 이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며 "지난해에 비해 매출이 20~30% 떨어져 상인들이 최악의 추석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추석이 예년보다 빨라 본격적인 가을의류 구매 시기가 아닌 것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서문시장 건어물상가 상인 김찬영(51)씨는 "불과 수년전만해도 피문어, 가오리 등 제수용품는 그런대로 짭짤한 재미를 보았으나 요즘은 대부분이 한 두 품목만 구입하거나 비싸다며 발길을 돌린다"고 말했다.

칠성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 추석 대목을 겨냥, 평소보다 2배 정도 많은 물량을 확보한 견과류, 수산물, 건어물 등 제수용품경기가 살아나지 않아 울상이다.

상인 고정자(54.여)씨는 "지난해 이맘때쯤에는 과일선물세트만 100여개가 팔렸지만 지금은 고작 30여개에 불과하다"며 "과일 값이 워낙 비싸다보니 사과, 배 등 제사에 꼭 필요한 제품을 소량으로 구입한다"고 전했다.

모현철기자 mohc@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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