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오랜만에 벌초를 하기 위해 고향을 찾았다. 이른 아침부터 가족들과 함께 벌초 채비를 갖추고 산으로 올랐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이곳 저곳 눈에 띄었다. 산에서 모인 우리 집안 사람들도 서로 인사를 나누고 벌초를 시작했다.
한참 작업을 하다힘이들어 좀 쉬려고 주위를 돌아보니 문득 대부분의 사람들이 노령층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 집안 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시간이 지나 점심시간이 되었을 때 나는 다시 한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점심을 가져온 여자들도 60~70대의 할머니들 뿐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에 의아해 하면서 어른들께 젊은 사람들이 왜 안보이는지 여쭈어 보았더니 한결같이 공부를 한다거나 바쁘다는 등의 이유로 불참했다는 것이었다.
바쁜 직장생활 때문에 현대인들이 각자의 삶에 여유를 잃어 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1년에 한번 있는 벌초에 투자할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쁜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나 또한 경찰직에 종사하면서 최근에는 아시안게임 등으로 무척이나분주해졌음에도 불구하고 마땅히 하루 정도는 조상들의 묘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낼 수 있었고 대부분의 사람들 또한 그 정도의여유 정도는 가질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그나마 각자 바쁜일 때문이라면 어쩔 수 없겠지만 가족들과 여행을 가거나 친구들과 술마시고 놀기 위해서 벌초를 등한시하고 있을거라 생각하면 안타깝기만 하다.
예로부터 조상을 잘 섬겨왔던 우리 전통을 차츰 잃어가는 오늘날의 세태를 보면서 바쁜 직장생활과 교통체증에 시달리면서도 조상을살피기 위해 먼 고향을 찾는 어른들의 정신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보아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정상영(양산시 교동)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이재명, '선거법 2심' 재판부에 또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