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테러 1주년을 맞아 추모행사가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지에서 일제히 열린 가운데 대다수 아랍국가들은 공식 추모행사나집회없이 미국의 추모행사 모습만 TV로 간간이 방영하는 등 반응이 엇갈렸다.
이날 오전 8시46분(한국시간 밤 9시46분) 묵념으로 시작된 추모행사는 뉴욕의 세계무역센터(WTC) 붕괴현장인 '그라운드제로'와 워싱턴 교외 국방성 청사, 펜실베이니아주 생크스빌을 비롯 50개주 전역에서 열렸으며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고 국가적 단결을 다짐했다.
뉴욕 WTC 붕괴현장 추모행사에서는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과 유족 대표들이 9.11테러 희생자 2천801명의 이름을일일이 호명하며 명복을 빌었다. 또 워싱턴 국방성 행사장에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부처와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을 비롯한 군 지도자와유족들이 참석해 추모행사를 가졌다.
한편 뉴질랜드에서의 기념식수를 시작으로 전세계에서 잇따라 9.11테러 추모행사가 열렸다. 영국과 프랑스, 덴마크, 러시아, 호주 등 각국에서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행사가 열렸으며 싱가포르, 베트남, 중국, 필리핀, 파키스탄 등 아시아 각국에서도 삼엄한 보안 조치 속에서 추모행사가 열렸다. 하지만 태국과 인도네시아에서는 반미 시위가 벌어져 추모행사가 취소되기도 했다.
이날 세계 각국에서는 미국 시설물에 대한 공격과 반미 시위에 대한 우려로 경찰이 경계태세에 들어가는 등 보안조치가 강화되기도 했다. 반면 아랍권 국가들은 9.11 1주년에 대해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
이날 사우디 아라비아에서는 테러 1주년을 추모하는 일체의 공식행사가 열리지 않았다. 항공기 납치범 19명 가운데 15명이 사우디출신이라는 점에서 미국내 일각에서 사우디 정부가 9.11테러에 대해 공개사과나 유감을 표명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으나 사우디 아라비아는10일 9.11테러에 대한 책임을 부인했다.
또 아랍권 최대국가인 이집트 카이로 거리에는 이날 미국 대사관 주변의 경계 강화조치를 강화하고 거리 곳곳에 경찰이 증강 배치돼 예상되는 학생들의 반미 시위에 대비했다. 신문들도 대부분 미국과 유럽의 9.11테러 1주년 표정을 비교적 비중있게 다뤘지만 이라크 위기와팔레스타인 정치상황에 가려진 느낌이다.
이밖에 반미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바레인, 카타르, 예멘, 쿠웨이트 등에서도 9.11테러 1주년을 맞아 반미 시위를 막기 위해 경비를 강화하기도 했다.
정리=서종철기자 kyo425@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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