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하루앞 뉴욕표정

입력 2002-09-11 15:42:00

9·11 1주년을 하루 앞둔 뉴욕은 연방정부의 대테러 경계 강화조치에도 불구하고 평소와 크게 다른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다.

유엔총회가 열리는 맨해튼의 유엔본부 건물과 교량, 터널 등 주요 교통시설물에 대한 보안조치가 크게 강화됐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지만 일반 시민이 느낄수 있는 변화는 거의 없었다.

9·11 1주년인 11일에도 모든 학교와 관공서가 정상적으로 문을 열고 기업들도 대부분 정상근무할 예정이어서 일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하루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테러현장인 세계무역센터(WTC) 부지 일대는 9·11 1주년을 앞두고 역사의 현장을 직접 둘러보려는 관광객들로 크게 붐볐다.

관광객들은 향후 교통시설 건설 등에 필요한 기초작업에 분주한 '그라운드 제로(WTC 붕괴현장)'를 내려다보면서 캠코더와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눌러댔으며 일부는 단체관광길인듯 안내인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기도 했다. 그러나 테러 사건 직후 이 일대에서 느껴졌던 비장한 분위기는 많이 가신 듯했다.

그러나 길건너 세인트 폴 교회 담장은 여전히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고 구호작업중 목숨을 잃은 '영웅'들을 찬양하며 미국의 단결과 불굴의 의지를 강조하는 글들이 적힌 T-셔츠와 깃발, 모자 등으로 가득 메워졌다.

그라운드 제로에는 하루 뒤 있게될 추도행사를 위해 연단이 설치됐으며 뉴욕주와 뉴욕시 지도자들과 유족들은 이날 처음으로 지하 8층 깊이의 그라운드 제로까지 내려가 고인들의 명복을 빌 예정이다.

유족들은 9·11 테러로 숨진 가족을 위해 장미꽃 한송이씩을 들고 그라운드 제로로 내려가게 되며 이 장미꽃들은 9·11 기념관에 영구히 보관될 것으로 알려졌다.

추도식이 진행되는 동안 그라운드 제로 옆의 세인트 폴 교회를 비롯한 뉴욕의 모든 교회와 일반 가정에서는 피랍여객기가 최초로 WTC에 충돌한 시간과 WTC 쌍둥이 건물이 마지막으로 무너진 시간에 맞춰 일제히 종을 울리도록 뉴욕주와 시 당국은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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