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당 불꽃튀는 공방전-병풍 재격돌

입력 2002-09-11 00:00:00

수해 정국으로 주춤했던 병풍 공방전이 10일부터 다시 가열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김대업씨의 녹음테이프가 조작됐다"고, 민주당은 "이회창 후보의 장남 정연씨에 이어 차남 수연씨의 병적기록표도 조작됐다"고 각각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한나라당은 11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최고위원 회의를 갖고 "김씨 테이프의 성문분석을 담당한 대검 이창세 과학수사과장도 편집된 흔적을 확인했다"고 주장한 뒤 성문분석 감정서의 즉각 공개와 대통령 사과, 김씨 및 박영관 서울지검 특수1부장의 구속을 촉구했다.

이달 중 김정길 법무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도 다시 제출키로 했다. 이와 함께 김문수 의원은 이르면 11일 중 증인을 내세워 병풍이 정치공작임을 폭로할 것을 공언했다.

진선수 부대변인은 "정작 병역기피 의혹의 당사자는 DJ와 민주당의 한화갑 대표 정균환 총무 임채정 정책위의장"이라며 "(민주당의 병풍공세는) 치유불능의 악질적인 병리적 현상으로 중풍보다 더한 병풍(病風)"이라고 공격했다.

전날 김대업 공작정치 진상조사단 이재오 단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모 주간지를 인용, "김대업 테이프에 손댄 흔적이 10여 곳이나 있다는 점이 밝혀졌다"며 "이는 조작, 위조됐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또한 검찰이 병풍과 관련, 이 후보 측근인 이형표씨의 계좌를 추적한 데 대해 "정치공작의 광란극"이라고 맹비난한 뒤 "97년 대선때 DJ의 1천억원대 정치자금 수수조사에 대해 민주당은 민란이 일어날 것이라며 협박했는데 지금처럼 자신들의 치부를 덮고 정권교체를 방해한다면 노도와 같은 민란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맞서 민주당의 병역비리진상조사소위 천용택 위원장은 "이 후보 차남 수연씨의 병적기록표 하단에 90년1월8일 56사단 소집명령이라고 적혀있는데 국방부 등에 확인한 결과 이날엔 방위를 소집한 적이 없다고 한다"며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이낙연 대변인은 이형표씨 계좌추적과 관련, "진실규명에 필요하고 법에 따른 것이라면 검찰은 그 누구에 대해서도 응분의 조사를 할 수 있는 것"이라며 "한나라당의 반응은 수사방해일뿐"이라고 비난했다.

이 대변인은 또한 김대업씨의 국감 증인 출석을 한나라당이 거부하고 있는데 대해서도 "병역비리와 은폐의혹을 둘러싼 거의 모든 문제를 제기한 사람"이라며 "무엇이 두려워 김씨만은 증인으로 세울 수 없다고 고집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서봉대기자 jinyo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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