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홈런친 최희섭

자신의 메이저리그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한 최희섭(23.시카고 컵스)이 아시아 출신 선수 가운데 처음으로 '슬러거'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원정경기에서 132ｍ의 대형 우월 홈런을 터뜨린 최희섭은 첫 안타를 자신의 덩치에 맞는 타구로 장식함으로써슬러거로서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컵스 동료들로부터 '희-맨(HEE-MAN)'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최희섭은 196㎝의 키와 100㎏이 넘는 몸무게의 튼튼한 체격으로 올시즌트리플A에서 133경기에 출장해 26개 홈런 97타점을 기록했던 대형타자. 체격이 큰 미국이나 중남미 선수들 중에서도 우람한 체격이 단연 돋보인다.

큰 체격에다 유연성까지 갖춘 최희섭은 그동안 동양인 타자들에게 벽으로 느껴졌던 '홈런 타자'로 도전할 만한 자질과 조건을 갖췄다. 메이저리그는 그동안 투수는 몰라도 힘과 파워가 처지는 동양 타자들에게는 좀처럼 넘기 어려운 벽처럼 여겨졌다.

지난 해 스즈키 이치로(시애틀 매리너스)가 아메리칸리그 신인왕과 MVP로 뽑혔지만 이치로는 파워배팅보다는 정교한 타격과 빠른 발이 뛰어난 교타자의 전형이다.

그러나 최희섭은 선발 출장한 첫 경기에서 브루스 킴 감독이 당당히 5번타자와 1루수로 기용할 만큼 장타력을 인정받고 있다. 타격 재능도뛰어난 편이어서 현재 약점으로 꼽히는 변화구 대처 능력만 향상된다면 지난해 신인 슬러거로 선풍을 일으켰던 알버트 푸욜스(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1루수)못지 않게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아시아출신 최초로 메이저리그 홈런왕을 꿈꾸는 최희섭은 경기 직후 "대타로 나가더라도 호쾌한 스윙으로 한방을 노릴 것"이라며 "시카고 컵스가 나를 뽑은 이유도 안타보다는 홈런을 기대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