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한의약박물관 '허공에'

입력 2002-09-09 15:26:00

약전골목을 축으로 대구를 한방 메카로 만들려는 '한의약문화 박물관' 사업이 허공에 뜨게 됐다.

대구시와 문화관광부는 320여억원의 국.시비를 투입, 2005년까지 1천400여평의 부지에 한방테마거리.한약초식물원.한약재군락지를 비롯한 한방바이오밸리 조성 사업을 벌일 계획이었다.

그러나 시가 재정난을 이유로 지난 1월 설계비로 국비 1억5천만원을 지원받고도 사업 추진 의지를 보이지 않아 설계비 반납은 물론 향후 국비 지원도 어렵게 된 것.

대구시 관계자는 7일 시의회 교육사회위원회 추경안 심사에서 "당초 국비 지원이 50%에서 30%로 축소돼 시비 부담이 224억원으로 늘어났고 지난해 행자부 투.융자심사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재정법이 개정돼 50억 이상 국비지원 사업은 용역을 실시해야하며 이 비용과 설계 부족비 4억여원을 시비로 우선 확보해야 하는 어려움이 많다"고 밝혔다.

대구시의 이같은 소극적 태도는 당초 백승홍 의원(중구)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박물관 적지로 중구 구 상서여상 자리를 원하는 바람에 동구 패션 어패럴 단지를 내세우는 대구시와 의견 충돌을 보인 것도 한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류승백 교사위원장은 "부족한 시비 확보도 문제지만 시가 부지 매입을 위해 구상서여상 재단측에 의사 타진은 물론 용역조차 착수하지 않는 등 사업 추진 노력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류 위원장은 "지역을 위해서는 필요한 사업이며 추진이 중단되면 앞으로 국비지원이 불가능하지만 시가 의지를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추경에 예산을 반영해야 될지 고민"이라고 덧붙였다.

이재협기자 ljh2000@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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