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TV극장

입력 2002-09-07 14:14:00

◈우디 알렌의 풍자극 백미

사랑과 죽음(EBS 7일 밤 10시) 우디 알렌 감독, 우디 알렌·다이앤 키튼·해롤드 골드 주연 (1975년작)러시아 문학에 대한 패러디 영화로 코미디의 진수를 보여주는 풍자극이다. 철학적인 인생관이 자유롭게 펼쳐져 있는 이 작품은 우디 알렌 특유의 수다스런 대사가 빛을 발하며 심오하다기 보다는 유쾌하고 생생하게 받아들여진다.

사촌뻘 되는 유부녀 소냐를 사랑하는 청년 보리스 그루센코는 가망 없는 겁쟁이지만, 나폴레옹 군대가 침입해 오자 하는 수 없이 러시아군에 입대하기로 한다. 전선으로 떠나기 전 보리스는 미망인 알렌산드 드로프나 백작부인의 추파를 받는다.

그러나 그녀의 곁을 지키는 질투심 많은 구혼자때문에 나중을 기약하며 헤어진다. 전투에 투입된 보리스는 걸핏하면 넘어지거나 달아나지 않으면, 칼을 부러뜨리는 등 말썽만 일으키다, 전쟁터에서도망치기 위해 프랑스 대포 안에 몸을 숨긴다. 그러나 보리스의 이러한 행동은 그의 운명을 바꿔놓는데….

◈사랑의 기억 간직한 남자에…

번지점프를 하다(KBS2 밤 10시50분) 김대승 감독, 이병헌·이은주 주연 (2000년작) 1983년 여름, 첫 눈에 반하는 일따위는 믿지 않는 국문학과 82학번 서인우는 적극적이고 사랑스런 여자 82학번 인태희를 만난다. 자신의 우산속에 당돌하게 뛰어 들어온 여자 인태희, 비에 젖은 검은 머리, 아름다운 얼굴, 그리고 당돌한 말투까지 인우의 마음은 온통 그녀로 가득차 버린다.

그러던 중 그리움에 애를 태우는 그들에게 군입대라는 짧은 이별의 순간이 왔다. 2000년 봄, 사랑의 기억만을 간직한 채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인우, 이제 그는 어엿한 가장이고 고등학교 국어교사. 그러나 아직도 태희를 잊지 못하는 그에게 그녀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여인이 나타나는데….

◈혜성과 지구의 충돌 다뤄

딥 임팩트(MBC 밤 11시10분) 미미 레더 감독, 모건 프리먼·로버트 듀발·테아 레오니·엘리자 우드·바네사 리드그레이브 주연 (1999년작)전 세계 언론을 뜨겁게 달구었던 혜성과 지구와의 충돌설을 정면으로 다룬 영화. 스티븐 스필버그 식의 상상력에다 과학적이고도 드라마틱한 내용이 첨부된 SF 액션작.

아무도 직접 본 적 없는 혜성의 표면 현상들, 뉴욕시 만한 혜성이 지구와 충돌하는 순간 발생하는 어마어마한 해일의 도시 습격과 세계 최대의도시 뉴욕이 물에 잠기는 장면은 이 영화의 압권. 14세의 레오 베이더만이 천체클럽에 가입했을 때 그는 지구의 운명을 발견하리라는 기대감은 없었다. 단지 클래스메이트인 사라 하츠너의 눈에 띄기만을 바랐을 뿐이다.

하지만 그가 망원경으로 잡은 한 장의 사진이 그를 '울프-베이더만'이라는 지구와의 충돌궤도에 진입한 혜성의 공동발견자로 만든다. 야심에 찬 여성앵커 제니 레너는 재무장관의 사임건을 조사하다 그의 비서로부터 '엘리'란 이름을 듣고 섹스 스캔들을 우려한 사임이라 추측한다. 집요한 추적을 계속하던 중 그녀는 대통령 톰 백이 소집한 비밀회의에 불려가게 되고, '엘리'건의 독점취재를 제안 받는다. '엘리'란 바로 인류 종말적인 대사건(혜성충돌)을 칭하는 국가암호였던 것인데….

◈재앙에 맞선 인간들 사투

대지진(EBS 오후 2시) 마크 롭슨 감독, 찰톤 헤스톤·에바 가드너·조지 케네디 주연 (1974년작) 이 영화의 주제는 제목처럼 '대지진' 그 자체다. 비록 30년전 영화이지만 10여분간에 걸친 엄청난 스케일의 대지진은 관객을 압도하고, 재앙에 맞선 인간들의 처절한 사투는 보는 사람들을 눈물겹게 한다.

찰톤 헤스톤, 에바 가드너, 조지 케네디, 제느비브 비졸드 등 당대 최고의 배우들이 펼치는 연기와 지진이 일어나는동안 내내 잠만 자는 주정뱅이 역의 월터 매튜의 모습도 흥미롭다.

난공사를 전문적으로 하는 건축가인 스튜어트는 건설회사 사장 딸과 결혼을 했으나 그녀의 낭비벽과 버릇없음에 골치가 아프다. 스튜어트는 회사 동료이자 미망인인 데니스와 사귀고 남편의 외도를 알게된 레미는 회사의 소유주인 아버지의 권력을 이용해 스튜어트와 데니스의 관계를 방해하려 한다.

한편, 거친 경찰관 루 슬레이드는 다른 관할 구역의 동료 경찰관을 폭행한 사건으로 인해 정직처분을 받고 화가 나 아예 경찰직을 그만두려는 생각을 품는다. 이런 와중에 엄청난 강도를 지닌 대지진이 캘리포니아를 강타한다.

◈뉴 아메리칸 영화 결정판

이지 라이더(KBS1 밤 11시20분) 데니스 호퍼 감독, 피터 폰다·데니스 호퍼·잭 니컬슨 주연 (1969년작) 스튜디오 중심의 구태의연한 영화 풍토에 유럽 영화계의 작가주의적 영화 경향을 접목시킨 이른바 '뉴아메리칸 시네마'의 결정판이랄 수 있는 기념비적인 작품. '비열한 거리', '방랑자들'과 함께 60년대 미국 영화를 대표하는 영화다.

1960년대 후반, 진정한 미국을 찾아 오토바이 여행을 떠나는 두 젊은이를 따라가는 로드 무비로 마약, 섹스, 록 음악, 히피, 모터 사이클, 여행, 그리고 미국 서부의 대자연을 여과없이 보여준다. 원제 '이지 라이더'는 '창녀의 늙은 기둥 서방'을 뜻하는 미국 남부 지방의 속어. 영화 속에서 피터 폰다는 "자유는 창녀가 됐고, 우리는 그 창녀의 이지 라이더가 되었다"며 의미심장하게 말한다.

점점 멀어져가는 진정한 자유에 대한 성찰이 담긴 작품. 웨트와 빌리, 장발의 두 젊은이는 미국의 의미를 찾고자 미국을 횡단하는 여행을 시작한다. 서부개척시대에 반항이라도 하듯 거꾸로 동쪽으로 향한다.

◈불임부부 아픈 사연 그려

하루(TBC 밤 11시40분) 한지승 감독, 이성재·고소영 주연 (2000년작)어느 불임부부의 애틋하고 가슴 아픈 사연을 그린 멜로물. 김창완이 산부인과 의사로, '올가미'의 섬뜩한 시어머니 역을 열연했던 윤소정이 조카인 고소영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이모 역으로 나온다. 자상하고 섬세한 남자 석윤과 여린 듯 하지만 강한 심성을 가진 여자 진원은 캠퍼스 커플로 만나 결혼한 사이이다.

수줍은 학생 부부로 출발했던 둘이지만 이제 석윤은 아이들의 레고 장난감 디자이너로, 진원은 인정 받는 섬유 디자이너로 기반을 잡았다. 부모를 일찍 여의고 이모 손에서 자란 진원은 모성이 유난히 강하지만 부부에게는 좀처럼 아이가 생기지 않는다. 포기했던 두 사람에게 기적처럼 아이가 생기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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