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갑-김상현 당권경쟁

입력 2002-09-07 00:00:00

신당 창당을 둘러싸고 민주당 내 친노(親盧)와 반노(反盧)진영간의 세 다툼이 한창인 가운데 당권 경쟁에도 불이 붙었다.먼저 눈에 띄는 것은 한화갑 대표와 김상현 고문간에 불거진 설전이다.

김 고문이 먼저 "신당에는 새로운 지도부가 있어야 한다"며 대표 교체론을 제기하며 한 대표를 흔들었다.김 고문은 5일 한 인터넷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 대표의 백지신당론 제기는 타이밍으로 보나 뭐로 보나 적절하지 못한 것이었다"며 한 대표를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도망가는 적에게 황금의 다리를 놓아주는 포용의 리더십이 아쉽다"고 덧붙였다.이에 한 대표는 "김 고문이 과거에 왜 (민주당)공천을 못 받았는지 이유를 알 것 같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김 고문은 지난 16대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못하자, 민국당으로 당적을 옮겨 전국구 후보 2번을 따냈으나 국회진출에 실패하자 민국당을 탈당하고 지난 8·8 재·보선에서 민주당 공천을 따내 "물구나무를 서서라도 국회에 들어오겠다"던 자신의 '공언'을 지켰다.

한 대표는 "김 고문이 한나라당이 우리 당을 비판한 것도 우리 책임이라고 했던데 그러면 한나라당에 가지 왜 우리 당에 왔느냐"며 발끈했다.

이날 저녁 당 중진들이 마련한 '재·보선 당선 환영만찬'에 참석한 김 고문은 친노와 반노성향의 인사들이 섞여있는탓에 한 대표의 발언에 대해 맞대응을 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두 사람이 이처럼 맞붙은 사정은 신당의 당권때문이다. 사실 당권이라기 보다는 DJ이후 '호남의 맹주'자리를 겨냥한 신경전 성격이 강하다.

이런 가운데 노무현 대통령 후보측이 발족을 서두르고 있는 선대위위원장 자리를 겨냥한 중진들의 행보도 활발하다. 신당 논란을 둘러싼 한 대표의 노 후보 감싸기는 사실상 선대위원장체제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가 하면 한광옥 최고위원과 정대철 최고위원 등도 선대위원장 자리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당내에서는 "신당 논의로 당이 어디로 굴러가고 있는지도 모르는 마당에 당의 지도부는 당권다툼이나 하고 있다"며 비판하고 있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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