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교하면 위신 추락 발병자수 줄이자 학교 눈가림 대응

입력 2002-09-06 15:56:00

출혈성 결막염이 숙질 줄 모르고 번져 대구·경북 초·중·고에서 발생한 환자가 9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교육청과 학교측의 안이한 대응이 환자 확산을 부채질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시·도 교육청에 따르면 6일 오전 현재 눈병 환자는 대구 2만6천403명, 경북 6만5천여명 등 9만1천여명으로 크게 늘어났으며 휴교 학교도 대구 47개, 경북 67개로 급증했다.

그러나 일찍 휴업에 들어갔던 대구 1개, 경북 46개교는 5일 정상수업을 시작했다.교육청 관계자는 "환자 확산이 5일쯤 고비를 넘길 것으로 예상했는데 주말이 지나야 한풀 꺾일 것 같다"고 했다.

이처럼 지역마다 눈병 환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자 학부모와 교사들 사이에서는 학교와 교육청 보건담당자들의 안일한 사태 인식, 학교장들의 그릇된 판단 등이 환자 확산을 불렀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실제로 안동 모 고교 교장은 눈병 때문에 휴업을 하면 입시철을 앞두고 학교 위신이 추락해 신입생 유치에 불리하다며 휴교를 미뤘고, 모 고교에서는 150여명인 환자 수를 절반으로 줄여 발표하기도 했다는 것.

안동 모안과 원장은 "최근 눈병으로 진료를 받은 학생 1천여명 가운데 초·중·고별 숫자가 비슷했는데 휴교는 중학교, 초등학교, 고교 순으로 이어진 점은 이해하기 힘들다"면서 "징검다리식 휴교로는 환자 확산을 막는데 큰 도움이 안 된다"고 했다.

한편, 이와 관련 전교조 경북지부는 5일 "감염 학생이 30%를 넘을 경우 휴업하라는 교육청 지침이 나오는 바람에 일부 중·고교에서는 전교생의 50% 이상이 눈병을 앓는데도 휴업을 외면하고 있다"며 실태 파악과 신속한 후속 조치 등을 촉구했다.

정경구·김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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