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병 확산 심상찮다

입력 2002-09-05 15:28:00

대구, 포항, 구미 등 도시를 중심으로 확산되던 급성 출혈성 결막염이 군 지역까지 빠르게 번지면서 안과 전문의가 아예 없는 농어촌 주민들이 인근 시 지역을 오가며 치료를 받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각급 학교 개학 이후 학생들 사이에서 번지던 눈병이 가족들에게까지 전염되면서 직장인이나 노인 환자가 며칠 사이 급증하는 등 눈병 파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경북도 교육청에 따르면 당초 포항, 구미, 안동 등에서 발견되기 시작한 눈병이 불과 3, 4일만에 군 지역에까지 확산돼 5일 현재 23개 시·군 전역에서 환자가 발생했다.

군위의 경우 지난 3일까지 환자가 발견되지 않았으나 4일 군위·송원·효령초교 등에서 2, 3명씩 발병해 전원 귀가했으며 효령면 모 기도원생 15명 등 성인 28명이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다. 청송 역시 뒤늦게 환자가 나타나기 시작해 2, 3일 사이에 100여명으로 늘었다.

그러나 이들 지역에는 안과 의원이 없어 환자들이 인근 지역 병·의원을 찾고 있으나 이마저 넘쳐나는 환자들로 장시간 기다려야 하는 겹고통을 겪고 있다. 의성의 학부모 김모(37·여)씨는 "눈병에 걸린 아이를 데리고 안동의 병원에 갔으나 진료가 어려워 구미를 거쳐 대구까지 다녀왔다"고 했다.

게다가 학생들을 중심으로 확산되던 눈병이 성인들에게도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눈병 치료를 위해 직장에서 휴가를 내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

대구시가 지역 안과병원 19곳을 조사한 결과 3일 하루 새로 발생한 환자가 3천여명에 이르고 있어 이미 학교에서 가정으로 2차 감염이 상당히 진행중인 것으로 추정됐다. 경주 한 업체의 경우 4일 눈병 환자가 2명에서 6명으로 늘어나자 완치될 때까지 휴가원을 내도록 조치했다.

칠곡군청, 경산시청 등에서도 사무실마다 눈병 환자가 한두명씩 나오자 감염을 우려해 업무까지 영향을 받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눈병에 걸린 한 군청 공무원은 "무슨 죄를 지은 것처럼 선글라스를 끼고 고개를 숙인 채 근무하고 있으며 출입문이나 공용 물건은 휴지로 감싸서 손대고 있다"고 했다.

한편 4일까지 시·도 교육청에 파악된 눈병 환자는 대구 353개교 1만6천763명, 경북 670개교 4만6천867명 등 6만3천여명에 이르고 있으며 대구 8개교, 경북 67개교가 휴업했다.

김인탁·김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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