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카드깡'성행

입력 2002-09-05 14:32:00

일부 상품권 판매점이 '카드깡' 등 각종 불법 신용카드 대출의 온상이 되고 있다.불법 영업을 하는 상품권 판매업자들은 생활정보지에 '상품권 할인' 등의 광고를 낸뒤 이를 보고 찾아온 사람들에게 각종 상품권은 물론 서적, 가전제품, 의류, 농산물, 수산물에서 심지어는 연탄까지 종류를 가리지 않고 허위매출전표를 작성, 수수료를 떼고 돈을 빌려주고 있다.

또 단속을 피하기 위해 이들 물품을 취급하는 도.소매상들에게 일정 수수료를 주고 카드가맹점 명의를 빌려 불법 신용카드 대출을 하고 있다는 것.

대구지방국세청에 따르면 현재 대구에는 40여곳의 상품권 판매점이 성업중이며 사업자등록증을 위조한 업소까지 감안하면 최소 100여곳 이상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불법 영업을 하는 상품권 카드깡 업자들은 신용카드로 상품권을 판매한 뒤 수수료를 떼고 현금을 주고 되사는 수법을 이용, 법망을 교묘히 피해 가기 때문에 적발이 힘든 실정이다.

대구지방경찰청은 3일 허위매출전표를 작성, 4억5천만원의 돈을 빌려준 혐의로 이모(36.대구시 남구 대명동)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황모(55)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지난 3월 ㅅ교역이라는 상품권 판매점을 개설한 뒤 생활정보지 광고를 보고 찾아온 정모(38.여)씨가 10만원짜리 백화점 상품권 40장을 구입한 것처럼 허위매출전표를 작성, 선이자를 떼고 정씨에게 돈을 빌려주는 등 지금까지 216회에 걸쳐 카드깡을 했다는 것.

대구지방경찰청은 또 지난달 31일 ㄱ 할인마트라는 유령업체를 차려놓고 신용카드를 이용해 상품권을 구입한 것처럼 허위매출전표를 작성한뒤 681회에 걸쳐 11억원 상당을 융통해준 권모(24.대구시 수성구 중동)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이모(31)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지난달 8일에도 상품권 판매업소로 위장, 상습적으로 허위매출전표를 만들어 638회에 걸쳐 10억원 상당을 빌려주고 선이자 8천500여만원을 챙긴 카드깡 업자 이모(27)씨를 구속하고 하모(29)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대구지방경찰청은 7,8월 두달동안 불법 신용카드 대출 사범에 대한 특별단속을 실시, 상품권 판매업자 14명을 검거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일부 상품권 판매상들이 상품권 판매만으론 이익을 낼 수 없기 때문에 카드깡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지속적인 단속을 펼쳐 카드깡을 집중단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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