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탕 생활 질병까지 급속 확산

입력 2002-09-05 14: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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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루사'가 휩쓸고 간 경북 김천과 강원도 강릉.동해.삼척, 충북 영동 등 수해지역에 수인성 질환, 피부병 등 각종 질병이 만연돼 수해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물이 빠지면서 각 자치단체 보건당국은 방역차량과 의료지원반을 총동원, 침수지역에 대한 집중 방역작업을 펴고 있으며 의료지원반을 투입, 질병을 호소하는 수해민들을 대상으로 진료를 벌이고 있으나 각종 오물이 뒤섞인 흙탕물 속에서 살다시피했던 수해민들의 고통 호소는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경북 김천시에서는 4일 김천시의사회와 대구시의료지원반, 50사단의무대대 등 7개 의료지원반이 수해가 극심한 황금동과 개령.지례.구성면 등지에서 진료를 벌이고 있는데 피부병과 눈병, 배앓이 환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강원도 동해안 수해지역에서도 각종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어 방역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강릉아산병원이 운영하고 있는 수재민을 위한 노암동 성덕초등학교 긴급 진료실에는 환자들이 몰려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강릉아산병원은 지난 3일 수인성 전염병 예방을 위한 장티푸스 백신 200개를 준비했으나 진료시작 4시간만에 동이 나자 이날 오후 강릉보건소에 추가 보급을 요청했다.

환자들이 호소하고 있는 고통의 대부분은 침수됐던 가구 등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오물 등에 오염돼 발병한 접촉성 피부염과 시내 전역을 뒤덮고 있는 흙먼지로 인한 호흡기 계통 질병 등이다.

강릉시보건소가 설치, 운영하고 있는 옥천동사무소, 여성회관 등 15개 수해민을 위한 응급진료소에도 이날부터 도심지역을 중심으로 수해민들이 피부병, 호흡기 질환, 눈병 등을 호소하면서 찾아오고 있다.

강릉아산병원 관계자는 "현재까지 수인성 전염병이 발생한 징후는 없으나 침수가 장기화되고 있는 수해지역이 많아 예방과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충북 영동지역에서도 피부에 붉은 반점이 생기고 가려움이 심한 피부병과 눈병, 설사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5일째 물공급이 끊긴 황간면의 경우 수해 이튿날부터 1, 2명씩 환자가 발생하기 시작, 지난 3일 이후 하루 100여명이 보건지소를 찾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피부가 붉게 변하고 발진이 생기는가 하면 눈이 충혈되고 눈곱이 생기는 증세를 호소하고 있다.

200여명이 집단생활을 하는 매곡.상촌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오염된 환경에서 작업하는 주민들이 제대로 씻지 못해 피부병과 눈병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은 이날 지역의사회 등에 의료진과 약품지원을 긴급 요청, 이들 지역으로 보냈다.

보건소 관계자는 "무더운 날씨속에 가축분뇨와 인분, 생활 쓰레기 등으로 오염된 물에서 복구작업을 하는 주민들이 제때 씻지 못해 수인성 전염병에 노출되고 있다"며 "작업할 때는 긴 소매 옷을 입고 장갑과 장화로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고 작업이 끝난 뒤에는 맑은 물로 눈을 헹궈 전염병을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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