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장쩌민 회동

입력 2002-09-04 14:37:00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 후보는 중국방문 이틀째인 3일 오후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 겸 당 총서기를 만나 한중 우호협력 증진방안 및 한반도 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두 사람의 회동은 이 후보가 지난 97년 5월 신한국당 대표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한 이래 5년만의 일.

이 후보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전략적 상호주의'란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북한이 획기적인 경제개혁을 하려면 평화정착이 우선돼야 하고, 그래야 남한도 북한경제를 마음놓고 도울 수 있다"며 최근 내놓은 자신의 '평화정책 3원칙'을 역설함으로써 대북 강경 이미지 탈색을 시도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이에 대해 장 주석은 "좋은 생각"이라며 "점차 실현되길 충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장 주석은 또 "최근 한국에 수해가 난 것을 들었으며, 이 후보가 (중국에) 오기전에 수해현장을 직접 방문한 것을 알고 있다"며 한국의 태풍피해에 대해서도 관심을 표명했다.

특히 이 후보가 "인도주의 입장에서 원치 않는 사람이 강제로 송환되지 않도록 협조를 부탁한다"고 탈북자 문제를 언급했으나, 장 주석은 '중국공산당은 다수인민의 근본적 이익을 대표해야 한다'는 등 자신의 '3개 대표론'을 설명하는 것으로답변을 대신했다.

이에 앞서 이 후보는 베이징(北京) 시내 한 호텔에서 리수정(李淑錚) 중국 국제협회 제1부회장(전 공산당 대외연락부 부장), 장바이파(張百發) 전 베이징 시장 등 지난 92년 한중수교 등에 기여한 중국측 '지한파' 인사들과 오찬을 함께 했다.

이 후보는 "21세기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한중간 동반자적 관계의 발전이 중요하다"며 "올해 (한국에) 대선이 있으므로 정치.사회적 변화의 계기가 될 것이며, 한반도는 동북아와 세계의 변화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방중 사흘째인 4일 재중 한국상사 및 교민 대표들과 오찬 간담회를 갖는 등 본격적인 중국경제 시찰에 나섰다.

이 후보는 중국 공산당 지도자들과의 면담이 일단락됨에 따라 남은 체류기간엔 중국경제의 발전상을 체험하고 한중간 경제협력 증진방안을 모색하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중국 방문 첫 일정으로 중국의 '실리콘 밸리'라 불리는 중관춘(中關村) 방문을 잡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후보는 이날 베이징 주재 한국 특파원들과 조찬간담회를 가진 뒤 한국국제학교 및 한인촌을 방문, 교민들을 격려한 데 이어 베이징 시내 한 음식점으로 재중 한국상사 및 한인회 대표 20여명을 초청, 오찬을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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