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신당은 결국 '盧신당'

입력 2002-09-03 00:00:00

민주당의 신당 논의가 노무현 대통령후보 중심의 '신장개업'으로 가닥을 잡아가면서 빠르면 10여일 후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노 후보측은 오는 11, 12일께 정몽준 의원이 대선출마 선언을 할 경우 추석전 선대위원장 발표 등 선대위 구성과 함께 '노무현 신당' 발걸음을 재촉한다는 방침이며, 이같은 움직임은 오는 15일을 전후해 구체적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신당추진위를 중심으로 정 의원 등 제3후보군의 참여를 설득하고 있으나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더이상 '통합신당' 논의에 매달려 있을 수는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노 후보는 최근 당 소속의원들과의 접촉에서 "추석 직전인 이달 중순까지 신당논의를 지켜본뒤 안되면 대선체제로 가자"고 심리적 기반을 다지고 있으며, 이같은 설득이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갑 대표 역시 "신당 추진 이유 중의 하나는 (대선 후보간) 경쟁의장을 만들어주는 것이었으나 그 사람이 안오겠다면 경쟁의 장이 안되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꼭 경쟁자만 (참여) 한다고 해서 당세가 확장되는 것은 아니며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함께 하는 것"이라고 정 의원 참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 노 후보 비서실장인 정동채 의원은 2일 "금주내 노 후보가대선정국 전반에 대해 후보로서의 입장 표명을 하게될 것이지만 신당추진위가 활동중인 만큼 신당에 대한 언급은 없을 것"이라고 말해 제3후보군 영입이 현실적으로 종료될 때까지 기다린뒤 행동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추석전 선대위가 발족하더라도 민주당내 반노(反盧) 및 비노(非盧) 세력은 선뜻 '노무현 신당'에 참여하기 보다는 '정몽준 신당'으로의 합류 또는 정몽준 의원의 통합신당 참여를 기대하면서 당내에서 진지를 구축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반노 진영에서 정몽준 의원이 10일쯤 출마선언을 한 후 추석직전인 20일께 민주당 신당과의 전격합당을 선언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을 흘리는 것도 '노무현 신당'으로의 전환에 제동을 걸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반노 및 비노 세력을 상대로 노 후보가 얼마나 정치력을 발휘하는가에 따라 '노무현 신당'으로의 전환 이후 당내 긴장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일단 민주당이 노무현 신당으로 가되, 정몽준 신당이 별도로 출범한뒤 대선을 앞두고 여론의 추이에 따라 '빅딜'을 시도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관련, 김영배 신당추진위원장은 이날 주간한국과의 인터뷰에서 "정 의원이 먼저 독자신당을 만든뒤 합당을 하자고 하면 거부할 이유가 없다"며 "대선직전 정 의원 지지도가 아주 높고 노 후보가 기대할 수 없는 정도로 하락할 경우 정 의원이 후보가 되는 합당을 요구한다면 그런 조건이 수용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한편 '개혁적 국민정당'(가칭) 창당을 추진중인 시사평론가 유시민씨는 민주당과의 관계설정 문제에 대해 "빠르면 9월말 창당준비위를 구성한뒤 당원투표를 통해 결정하겠다"며 "우리가 민주당에 수혈방식으로 들어가진 않을 것"이라고 말해 당분간 상황을 관망하며 체력비축에 주력할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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