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규 교수 에세이집 '어머니의 그림자'출간

입력 2002-09-02 14:11:00

'오늘따라 유난히 어머니의 그림자가 그립다. 다정다감한 얼굴 모습과 바람결에 날리는 머리카락, 곱게 늘어뜨린 치맛자락이 그려내는 어머니의 그림자는 한 폭의 예술작품이었다…'.

경북대 김형규(일반사회교육과.사진)교수가 정년을 맞아 '어머니의 그림자'란 에세이집을 도서출판 천우에서 펴냈다. 월간 '문학세계' 신인상을 받으며 수필가로 등단한 김 교수가 이번 에세이집에서 하고싶은 이야기는 한마디로 인간과 자연이 그려내는 그림자의 참모습이다.

그것은 맑고 밝은 날보다도 휘영청 달 밝은 밤이면 더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내는 어머니의 그림자이기도 하다. 호박덩굴의 삶에서 읽는 생의 의미, 개미의 생태가 전하는 정신유산, 매화 향기에서 음미하는 선비의 풍모, 옹달샘 깨우쳐준 시원의 진리.

영남 사림파의 시조인 점필재 김종직 선생의 직계 후손이기도 한 김교수는 후학들을 위해 4천여권의 장서를 대학에 기증한 뜻도 '독서의 즐거움'이란 글에 담았다. 텃밭을 가꾸면서 되찾은 잃어버린 자아(自我), 쌈밥을 먹으면서 떠올린 가버린 날들의 향취, 녹차 한잔을 들면서 느끼는 넉넉한 자연의 향기, 차가운 냉장고 속에서 찾아낸 고귀한 희생정신….

표제인 '어머니의 그림자'는 곧 김 교수가 추구하는 마음의 고향이자 달빛같은 국화꽃같은 자신의 문학적 산실이다. 그것은 학문적인 업적 한켠에 늘자리해 왔던 삶의 여백이기도 하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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