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한림면 주민 표정-"또 덮칠라"...뜬눈 지새워

입력 2002-09-02 14:33:00

사상 최악의 수해를 입은 경남 김해시 한림면 주민들은 제15호 태풍 '루사'가 북상한다는 소식을 들은 지난달 30일부터 이틀째 긴장의 밤을 보냈다.

그러나 1일 오후로 접어들면서 태풍 영향권에서 벗어난데다 도내 다른 지역에 비해 비교적 적은 190㎜정도의 강우량에 그쳐 일부 주택의 지붕 파손과 단감나무 잎이 떨어지는 피해외에는 뚜렷한 피해가 나타나지 않자 일단은 안도하는 모습이다.

주민들은 이틀동안 지난달 10일 집중호우로 마을 침수원인을 제공했던 화포천 둑에 대한 집중적 순찰과 한림 토정공단 입구의 철길 둑 인근에 대형모래주머니를 쌓는 등 뜬눈으로 밤을 지새워 그나마 피해를 줄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따라 주민들은 태풍이 지나간뒤 비가 그친 이날 오후부터 강풍으로 인한 피해를 우려해 잠시 피신했던 주택으로 속속 귀가해 혹시 태풍에 따른 2차 피해가 있었는지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박윤배(70)씨는 "살던 집이 침수피해로 붕괴돼 갈 곳이 없었는데 그나마 시에서 컨테이너를 제공해 다행"이라며 "하지만 아직까지 수도이외에 전기나 전화, 가스 등의 시설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아 불편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림면 일대는 태풍을 피해 임시수용소나 친척집 등으로 대피했다가 지금까지 집으로 귀가하지 않은 주민들이 많은데다 복구작업에 대거 동원됐던 자원봉사자들이 태풍 영향으로 거의 보이지 않아 대체로 한산한 모습이다.

또 태풍은 지나갔지만 마을 침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낙동강 하류지역의 수위가 계속 올라가면서 홍수경보가 발령됐다는 소식에는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역했다.

한림면 수해비상대책위원회 류진환위원장은 "지난달 붕괴된 화포천 둑은 보강공사로 큰 문제가 없지만 낙동강 수위가 계속 올라간다면 대산면에서 마을입구까지 이어지는 낙동강 둑이 터질 수 있어 긴장하고 있다"며 "만약을 대비해 마을에서 가장 저지대인 시산리 시산마을 주민 50여가구를 대피시켜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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