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인명피해 184명 달해

입력 2002-09-02 12:21:00

제15호 태풍 '루사'의 영향으로 곳곳에서 산사태와 물난리가 나면서 경북에서만 30명 이상이 숨지거나 실종되는 등 전국적으로 최소 184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또 경북 751억여원, 대구 2억8천여만원 등 전국적으로는 2천91억여원의 재산피해를 낸 것으로 1일 밤 잠정 집계됐으나 집계되는 피해 규모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태풍으로 경북지역 농경지 47.43ha가 유실.매몰됐으며, 농작물 1만4천여ha가 침수피해를 입었다. 또 도로 87곳, 하천시설 136곳, 수리시설 80곳 등 공공시설 866곳이 피해를 입었으며, 김천지역 일부 정수장은 침수로 가동이 중단됐다.

경북에서 1천800가구 주민 4천959명이 비 피해로 긴급대피했으며 전국적으로는 경남 2천700명, 강원 2만여명 등 모두 4만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또 경북 도내 국도와 지방도 등 도로 17곳이 산사태 또는 유실.침수로 인해 교통이 통제됐으며, 지난 31일 밤 9시20분쯤 경부선 감천철교 하행선 교각 2개가 무너져 통행이 금지됐다가 1일 오전 9시25분부터 상행선 단선으로 통행이 재개됐다.

전국적으로는 경부선 등 철도 8개 노선 33곳과 도로 95곳 등에 유실 또는 침수 피해가 발생, 국가 기간교통망이 마비됐으며 완전 정상화까지 1주일 이상 걸릴 전망이다.

이밖에 김천.영양 등 도내 곳곳에서 전기.수돗물 공급이 중단된데다 통신마저 두절돼 주민들은 고립위기 속에 큰 불편을 겪기도 했다.

태풍 피해가 컸던 강릉시 등 강원 영동지역에서는 사망 14명, 실종 16명의 인명 피해를 냈고 주택.건물 8천393채가 침수 또는 파손됐다.

특히 강릉지역은 기상관측 이후 최대인 897.5mm의 비가 내려 시내 전역이 물바다로 변했고 강릉~정동진간 산사태로 철로 8곳이 파손, 이틀째 운행이 중단됐다.

또 영동.동해고속도로도 산사태와 도로 유실로 통행이 중단됐다가 영동고속도로는 응급복구로 1일 오후 통행이 재개됐지만 동해고속도로는 4일 오후에나 차량 통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낙동강 하류지역의 경우 대부분 수위가 위험수위보다 평균 50cm 이상 높아져 범람위기를 맞았으며, 2일 새벽을 기해 상승세가 다소 주춤하고 있다.

낙동강홍수통제소측은 "수위가 상승할 수 있는 최고수위까지 도달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임하.합천댐 등 낙동강 상류지역 댐에서 방류량을 대폭 줄이거나 방류를 중단해 수위 상승폭이 더뎌지고 있지만 위험 가능성은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경남지역 지자체와 주민들은 낙동강 수위 상승에 따른 추가 붕괴 및 범람을 막기 위해 둑 보강 등 밤샘 응급작업을 벌였다.

정인열.김수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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