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을을 여는 연극 두편 한판 대결

입력 2002-08-31 14:04:00

브레히트의 대표 서사극 '코카서스의 백묵원'과 셰익스피어 원작을 무협액션극으로 각색한 'Romeo & Juliet' 등 연극 두편이 9월 초가을 관객을 찾아간다.

현대연극의 거장으로 추앙되는 브레히트는 셰익스피어에 비견되는 극작가. 공교롭게도 비슷한 공연일정을 잡은 두 작품은 '정파'와 '사파'의 피할 수 없는 한판 대결을 벌일 듯.

△ 대구시립극단 '코카서스의 백묵원(白墨圓)'

대구시립극단(감독 이상원)이 다음달 6, 7일 문화예술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코카서스의 백묵원은 독일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원작으로 널리 알려진 작품으로 시립극단 제9회 정기공연작. 김현규, 홍문종, 채치민, 이신애, 손성호 등 20여명의 배우들이 출연한다.

연출을 맡은 이상원 감독은 "브레히트 연극 중 가장 시적(詩的)이며 브레히트 극이론의 표본적인 작품"이라고 평했다.

독일군의 침입을 받고 코카서스로 피난갔다 계곡으로 돌아온 갈린스크농장 주민들과 그 사이 계곡에 이주 개발계획을 세운 로자 룩셈부르크 농장주민들간에 벌어지는 계곡 소유권 분쟁이 작품의 주 내용.

분쟁은 극중극으로 삽입되는 "아이는 잘 키울 수 있는 어머니에게로, 땅은 유용하게 경작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로"란 판결을 빌려, 사회적 관점에서 계곡을 유용하게 이용하는 쪽으로 넘어가게 된다.

특히 이번 공연에는 해설자가 등장 사건의 전개를 미리 알려주거나, 관객의 눈 앞에서 무대전환을 하고, 무대장치를 노출시키는 등 브레히트 특유의 '이화효과'가 연출돼 관객의 관심을 끌 듯.

공연시간 6일 오후7시, 7일 오후4시/7시, A석 1만원 B석 7천원 C석(학생단체) 4천원.

053)606-6322, 6311.

△ 극단 온누리 'Romeo & Juliet'

다음달 6~8일 대구 두류공원 야외음악당 소공연장 무대에 오르는 'Romeo & Juliet'(연출 이국희)은 극단 온누리의 10주년 기념작이다.

"오랜 원수지간인 천지교가문과 화산가문의 하인들이 길거리에서 싸움을 벌인다. 두 가문의 친척과 장문인 '천지신존'과 '낙천신검'까지 싸움에 뛰어든다…무림대회에서 만난 두 장문인의 자식 줄리엣과 로미에는 비극적인 사랑에 빠진다".

어디서 많이 본 줄거리다. 가문의 굴레를 벗고, 운명적인 사랑을 찾는 두 남녀주인공이 죽음에 이르는 과정은 셰익스피어 원작 '로미오와 줄리엣' 그대로다.

그런데 다르다. 뮤지컬에 등장하는 10여곡의 창작곡과 주인공들끼리의 결투장면에서의 율동은 한 편의 무협소설같다. 작품컨셉도 '무협액션 뮤지컬'이다.

온누리 극단 이국희 대표는 "극단의 10주년 기념공연인 만큼 색다른 시도를 하고 싶었다. 황당무계하지만, 친근한 무협이라는 소재로 동양적인 무대를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주로 실험적인 공연을 꾸준히 펼쳐온 온누리 극단인 만큼 이번 공연을 관객에 즐거움을 주기 위한 신선한 시도로 봐달라"고 덧붙였다.공연시간 6~8일 오후 7시30분, 일반 8천원. 중.고생 5천원 053)424-8347.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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