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개교 예정인 포항 장성 구획정리 지구내 초등학교의 위치 선정 문제가 학교 등교 거부로 까지 번졌다.
◇사건의 발단=장성 구획정리지구에는 가칭 장성동부초교와 장성서부초교 등 두개의 학교 부지가 마련돼 있다.
포항교육청은 기본설계에 앞서 장성동부초교를 대상으로 계획설계를 실시하고 지난달 30일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장성 현대아파트 주민들은 당연히 아파트와 가까운 이곳에 학교가 들어설 것으로 믿었는데 지난 13일 장량동사무소에 열린 주민간담회때 장성서부초교로 위치가 변경된 사실을 확인하고 반발한 것.
현대아파트 주민들은 교육청의 무원칙한 행정때문에 학교가 들어오기를 학수고대했던 주민들의 기대가 깨졌다며 26, 27일 이틀간 교육청 앞에서 항의 집회를 가진 다음 28일에는 항구초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등교 거부에 들어갔다.
◇양쪽 아파트 입주민 입장=현대아파트 주민들은 장성동부초교를 원칙적으로 고수하되 양보안으로 장성중학교 예정지를 신설 초교의 부지로 교육청에 제시했다.
이같은 현대아파트 주민들의 양보안에 대해 대림골든빌 아파트 최상락(57)통장은 "장성중은 현대아파트와는 500m 떨어졌지만 대림골든빌 아파트와는 1천200m나 떨어져 거리 차이가 너무 나고 고등학교가 맞은편에 신설되고 있어 교육환경상 맞지않는다"며 분명한 반대입장이다.
현대아파트 주민들은 주변에 롯데 낙천대 등 아파트가 들어오는 것을 고려할때 장성동부에 학교를 짓는게 오히려 합리적이라고 주장하는 한편 양보안이 거절되면 반드시 계획설계안을 관철시키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대림아파트 주민들은 장성서부초교가 가장 중심에 있는 공정한 위치이기때문에 이곳에 학교가 들어서는 것이 당연하다며 현대아파트 주민들과 언제든지 협의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또 현대아파트 주민들의 집회와 시위에 밀려 학교가 장성동부에 세워질 것을 우려, 일부 입주자들은 "우리도 시위를 하자는 분위기도 높지만 시위에 밀려 부지결정이 되지는 않는다는 교육청의 답변을 듣고 참고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양측 주민들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 어느 한쪽의 양보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보니 주민들간의 합의도출은 기대하기가 어려운 형편이다.
◇교육청의 대책과 책임=교육청은 주민대표와 시관계자들이 참여하는 협의회에서 해결책이 모색되기를 기대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아파트 주민대표와의 면담에서 김겸일 포항교육장은 "학교 위치선정과 관련, 결정된 것이 없으며 시간을 두고 좋은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대답했지만 주민들은 "이제와서 좋은 방향을 찾겠다는 것은 책임회피"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교육청이 학교신설을 둘러싸고 학구내 이해관련 주민들로부터 예상되는 민원을 충분히 고려, 신중하게 업무를 추진하지 못한데 상당한 책임이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주민들이 학교가 특정지역에 세워질 것처럼 오해하기 쉬운 섣부른 태도를 취해 스스로 자기 발목을 잡힌 꼴이 되다보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채 교육행정에 대한 불신만 야기시켰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는 지적이다.
포항·정상호기자 falc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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