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이면 사과 3상자를 팔아야 배 1상자를 살 수 있었는데 올해는 오히려 사과값이 배값을 크게 앞지르는 역전현상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과수농민들이 추석을 앞두고 서서히 햇과일 출하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고급과일의 대명사로 불리던 배가 최고의 자리를 사과에게 내주는 등 사과·배 농가들 사이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7일 구미 농산물도매시장에서 거래된 사과값은 '홍로' 15㎏ 상자당 최상품이 6만원, '후지' 5만2천원, '추광' 3만5천원인 반면 배값은 '원앙' 3만7천원, '신고' 2만원선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에도 지난해산 사과값(냉장)이 지속적인 오름세를 보인 반면 배값은 내림세를 탔는데 이 현상이 추석대목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
농산물 시장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맘때 사과값(평균)이 상자당 3만5천원선인데 반해 배는 4만원 수준으로 그래도 배값이 사과값을 5천원 내외 더 비쌌는데 앞으로는 오히려 배값이 사과값을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가격 역전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사과의 경우 해마다 성목(다 자란나무) 면적이 줄어들고 작황까지 나빴던데 비해 배는 재배면적이 늘고 수확량이 그런데로 좋았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농림부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사과의 경우 지난해 성목 면적이 1만9천186㏊였으나 올해는 3%(590㏊)나 감소한 1만8천600㏊로 나타났다. 반면 배는 지난해 성목면적이 1만4천782㏊에서 올해는 15.7%가 늘어난 1만7천108㏊였던 것.
생산량도 사과는 올해 41만t이 생산돼 지난해 수준(40만4천t)과 비슷하지만 배는 지난해(41만7천t)보다 무려 11.7%가 늘어난 46만6천t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배 재배농 김모(45·구미)씨는 "배 나무를 심을 때 가격이 사과값의 두배도 넘었는데 이제는 사과값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올 추석을 겨냥해 출하를 준비하고 있지만 걱정"이라고 말했다.
구미·김성우기자 swk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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