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한방-습기와 습사

입력 2002-08-27 14:05:00

비가 오면 몸이 눅눅하고 무거워 진다는 느낌을 갖는다.이런 느낌을 주는 것이 바로 습기이다. 이 습기가 병을 일으키는 나쁜 기운이 되어 우리 몸에서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되면 습사(濕邪)라고 한다.

한의학에서는 병을 일으키는 원인을 예로부터 내적원인(內因), 외적원인(外因), 내외원인에 속하지 않는 것(不內外因)으로 나눈다. 습사는 외적원인에 의한 것이다.

우리가 비를 맞아 옷과 몸이 젖었을 때 느끼는 것이 습사이다. 습사의 성질은 우리 몸의 양기를 소모시키고 기의 흐름을 더디게 하거나 머물러 있게 하는 특징이 있다.

또 무겁고 탁한 성질이 있기 때문에 습사에 의해 병이 생기면 몸이 무겁고 팔다리가 노곤하다. 얼굴에 기름때가 끼며 묽은 설사를 하고 뿌연 소변을 본다. 또 한곳에 머무르는 성질이 있어 잘 낫지 않는다.

특히 여름에는 비가 많이 오기 때문에 여름의 뜨거운 기운(열)과 습기가 합해진 습열(濕熱)의 형태로 많이 나타난다. 습열은 부위에 따라 증상이 다르다.

머리 부분에 습열이 있으면 머리털이 많이 빠지고 머리가 무겁고 맑지 못하며 무엇을 뒤집어 쓴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습열이 복부에 있으면 트림할 때 고약한 냄새가 나고 심하면 음식물을 토해낸다. 여자 자궁에 습열이 있으면 희거나 누런 대하가 있는 병이 생긴다.

날씨가 궂으면 허리와 다리가 많이 아픈데 일반적으로 이를 신경통이라고 부른다. 이것은 보통 습열에 의한 통증이 많다.

그러면 습사를 어떻게 하면 효율적, 효과적으로 없앨 수 있을까. 빨래를 말리는 원리를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 할 수 있다. 빨래의 물기는 바람으로도 말릴 수 있고 다리미처럼 열로도 말릴 수 있다.

그러나 적당하게 산들거리는 바람과 적당한 햇볕에서 가장 상쾌하게 말릴 수 있을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습사를 없애는 방법으로 바람으로 말리듯이 직접 습기를 없애는 약재를 사용하거나 양기를 돋우는 약재를 사용하여 그 따뜻한 기운으로 습기를 말리기도 한다.

몸의 상태는 사람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치료 방법 또한 다르다. 하나의 원인으로 오는 병이라도 치료는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게 다루어져야 한다.

윤태원(대구시한의사회 홍보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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