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도 그리던 얼굴 어떻게 만날까

입력 2002-08-26 14:31:00

"죽은 줄만 알고 제사까지 지내왔는데…".

포항 흥해읍 마산리 김기연(75) 할머니는 52년전 헤어진 남편(이진우.77)을 만난다는 설렘으로 요즘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는 날이 잦다. 김 할머니의 남편, 이씨가 오는 추석 전에 실시될 예정인 제5차 이산가족 금강산 상봉 북측 후보자에 포함됐기 때문.

더욱이 남편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1차 상봉때 북한에 다녀온 사람을 통해 전해 듣고 적십자사에 여러번 상봉 신청을 했으나 번번이 좌절했던 터라 기쁨은 더욱 크다.

"마을청년들과 함께 일꾼으로 동원돼 북으로 끌려간 남편을 이제야 만난다니 믿어지지가 않아. 헤어질 때 세살과 한살이던 두 아들을 얼마나 고생하며 키웠는데…" 김 할머니는 "꿈에도 그리던 얼굴을 보게 된다니 무슨 말부터 먼저 해야할 지 가슴이 뛰어 안정이 되지 않는다"며 "건강과 형편이 좋지 않아 선물이나 제대로 마련할 수 있을 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포항.최윤채기자 cy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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