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적조 확산 어민들 '양식장 지키기' 비상

입력 2002-08-24 15:19:00

경북 동해안에도 적조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24일 처음으로 황토 살포가 시작된 가운데 주말 낮 최고기온이 28℃가 넘어서며 적조 초비상이 걸렸다.

경주 양남에서 포항 대보 호미곶 일대에는 적조주의보가 내려졌으며, 적조띠가 양식어장이 밀집된 구룡포, 대보 앞바다로 빠르게 북상하고 있다.

특히 기온이 상승하면서 인근 어민들의 긴장도는 극에 달했다. 동해안 지역에는 195개 양식장에 넙치.우럭 등 3천600여만마리(1만여t)가 양식 중이다.

이번 적조는 기온 등에 따라 서식밀도가 급증하는 '게릴라' 성격을 띠고 있어 잠시라도 방심할 수 없는 상태. 어민들은 며칠째 밤잠을 설쳐가며 양식장 주변 황토쌓기에 여념이 없다. 해상가두리를 하는 일부 어민은 만약의 경우 아예 가두리를 통째로 적조 영향이 없는 먼바다로 끌고갈 계획까지 세워두고 있다.

넙치 25만마리를 양식하는 대보수산 장상원(68.여.포항 대보면 강사리)씨는 "축양장 입구에 황토를 쌓아두어 적조가 밀려오면 곧바로 뿌릴 태새"라며 "현재로선 바다빛을 살펴보는 것 외엔 뾰족한 수가 없다"며 답답해 했다.

해상가두리에 우럭.참돔.방어 60만마리를 양식하는 최영주(43.영덕 강구면 오포리)씨는 "한 가두리에 4만~5만마리씩이던 물고기를 2만~3만리로 분산하는 한편 산소공급장치를 최대한 확보해 두었다"고 긴장한 표정으로 말했다.

포항시는 이날 오전 10시쯤 양포항에서 굴삭기와 덤프트럭 등을 동원, 바지선에 야적해 둔 황토를 실어 적조 접근지역에 살포했고, 기존 황토(2천310t) 외에 2천674t을 추가 확보하기 위해 긴급히 나섰다.

영덕군도 항.포구 30곳에 황토 2천500㎥를 분산 배치하고, 각종 장비를 즉각 투입할 수 있도록 대기시켰다.

한편 포항지방 해양수산청에 따르면 포항 계원까지 올라온 적조가 하루만에 20km나 떨어진 구룡포와 대보연안으로 빠르게 이동, 연안이 적갈색으로 변하는 등 적조확산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포항 구룡포~대보간 2km이내 연안에 폭 50m, 길이 1km의 적조띠가 여러개 형성됐으며, 1㎖당 코클로디니움 개체수는 100~1천200개로 이미 적조경보수준을 넘었다. 구룡포 연안의 적조 집적 밀도가 가장 높고 경주 감포연안은 적조 개체수가 100~300개로 조금 낮아졌다.

경북도는 이날 오전11시 이의근 도지사가 참석한 가운데 구룡포 영일수협에서 경북도 및 동해안 시.군 수산과장과 포항지방 해양수산청 담당자, 포항해경, 경북어류양식 수협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적조방제 대책회의를 가졌다.

포항.정상호기자 falcon@imaeil.com

영덕.임성남기자 snl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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