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가로등이 농작물 결실기에는 오히려 애물단지로 전락해 푸대접을 면치 못하고 있다.가로등 불빛이 작물의 성장저해 등 결실에 막대한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는 것.
칠곡군 석적면 경우 벼 수확을 앞둔 요즘 면내 100여개 가로등 대부분이 밤에 불을 밝히지 않고 있는데 이는 약목면 남계리와 지천 북면 등지도 마찬가지.
면 사무소측은 부녀자.노인들의 밤길안전과 범죄예방 차원에서 가로등을 켜 놓고 싶어도 농민들의 항의가 빗발쳐 불을 제대로 밝히지 못한다고 했다.
농민들은 가로등을 켜 놓으면 불이 비치는 반경내 벼는 제대로 결실이 안돼 손실이 상당하다고 주장한다. 석적면 중지동 황무성(66)씨는 "농촌지역 가로등은 부녀자나 노약자들의 밤길 통행에는 필수적이고 농촌 범죄예방 효과도 있지만 벼농사에는 아주 나빠 농민들은 어쩔 수 없이 불을 끄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농촌마을에서는 주민들간 가로등을 놓고 '불을 켜라' '꺼야 한다'는 입씨름도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다. 면사무소 직원들은 "농민들이 가뜩이나 쌀값에 신경이 곤두서 있기 때문에 가능한 가로등을 켜지않고 있다"고 말했다.
약목면의 한 여성은 칠곡군청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밤늦게 귀가할때는 매일 오가던 마을 길도 무섭고 위험한 생각이 든다"며 "벼 농사도 중요하지만 최소한 밤 10시까지만이라도 켰으면 한다"고 말했다.
칠곡.장영화기자 yhj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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