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안의 종두, 종두안의 나".
지난 주말 대구 수성구 한 횟집에서 만난 이창동 감독은 영화 '오아시스'(15일 개봉)는 "평범한 사랑이야기"라고 말했다. "젊은 관객에게 서비스하는 영화는 만들지 않겠다"는 다짐과 함께.
"감동적이다", "칙칙하다"는 극단적인 평이 '오아시스'를 본 이들 사이에 분분하다. 영화 개봉후 뒷말이 많다는 건 일단 대박조짐이다. 개봉 첫날 전국 7만명 동원이라는 관객몰이, 말 하기 좋아하는 평론가들이 앞다퉈 풀어놓는 '오아시스를 지지하는 이유', 베니스.토론토.밴쿠버.런던 등 각종 해외 영화제 초청소식이 이러한 예측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관객들은 영화평론가들의 골치아픈 영화읽기에 굳이 귀를 버릴 필요는 없다.다만 오아시스는 '지루한 영화이지만 지루하지 않은 영화'다. 쓰레기 유머가 판치는 저질 조폭영화, 허둥지둥 '방향성'을 잃어버린 한국판 블록버스터에 6천원을 갈취당하고 분노의 눈물을 훔친 적이 있는 관객들에게 이 영화는 말 그대로 '오아시스'다.
코를 훌쩍이는, 다리를 달달 떠는, "너도 이제 어른이 되어야지"하는 형의 말에 주눅드는, 어른 구실하는 동생 앞에 멋적어 하는, 그러나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당장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아는 '종두'는 진정 마음속으로 박수치고 싶은 캐릭터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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