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 젖은 8월 한중간
가야산 들머리 홍류동 계곡은
야단법석이다.
홍수 폭포 바다…
무량한 법문
화엄의 물결
농산정(籠山亭)에 선
나그네도
취했다.
최치원의 싯귀처럼
세상사 시비가 듣기 싫은
온 산의 부르짖음인가….
이렇게 술렁이는 여름에도
휘어진 적송 가지에
서성대는 가을
홍류(紅流)가
노을처럼 타오르는
그때는
그리움은 물이 되고
기다림은 산이 되고
계곡에 남는 건
갓과 신만 남긴채
신선이 된
최치원의 전설
그리고 산과 물
이전의
공(空).
그림 : 토민 전진원
글 : 조향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