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연 중동 관광객 특수

입력 2002-08-23 15:20:00

◈작년 1280만명 방문

말레이시아가 9.11 테러의 여파로 경계심이 높아진 서방국가 대신 이국적인 이슬람 국가에서 편안한 휴가를 즐기려는 중동 출신 관광객이 늘면서 관광특수를 누리고 있다.

말레이시아 국가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레이시아를 방문한 중동 지역 관광객은 전년에 비해 115%가 늘어난 11만5천명에 달했으며 올해는 2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다.

수도 콸라룸푸르의 거리에선 미니 스커트 차림의 중국인 여성과 화사한 색상의 스카프를 머리에 두른 현지 이슬람 여성들 사이에 전신을 검은 색 옷으로 두른 여성들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을 정도로 중동 지역 관광객 수가 급증하고 있다.

콸라룸푸르의 호텔들은 현찰이 많은 중동 지역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아랍어를 할수 있는 직원들을 고용하기 시작했으며 중동 요리 판촉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한 유명 호텔의 대변인 캐럴 친은 "중동 출신 고객들이 전체 손님의 35% 이상이며 10일을 머무는 동안 평균 5천 링깃(1천316달러)을 쓴다"고 소개했다.

압둘 카디르 셰이크 파지르 관광장관은 "중동 국가에 말레이시아가 온건한 이슬람 국가라는 점을 소개해왔다"면서 "말레이시아가 아시아 국가지만 곳곳에 이슬람 사원이 있기 때문에 중동인들이 편안함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동 출신 관광객들은 지난해 9.11 테러 이후 관광 비자 받기가 까다로워진 데다 방문해도 환영을 받지 못한다는 느낌 때문에 유럽 및 미국 여행을 피하는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온 압둘 오트만 바도우는 "서방과 비이슬람 국가 사람들은 말레이시아처럼 우호적으로 우리를 대접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만 출신의 알 말라위는 "이 곳은 안전하고 비용이 적게 드는데다 어느 곳을 가더라도 두렵지 않다"면서 "같은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 보다 이 곳이 더 안전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중동 특수를 반영, 에미리트 항공, 카타르 항공, 사우디 아라비아항공 등 중동 지역 국가 항공사들도 잇따라 말레이시아 노선을 증편, 일부 항공사는 이 노선에 하루 2차례 항공기를 투입하기도 한다.

지난해 말레이시아를 찾은 외래 관광객은 9.11 테러 이후 잠시 주춤했으나 역대 최고치인 1천280만명에 달했다. 이는 전년에 비해 25% 늘어난 수치로 관광 수입은 242억 링깃(63억 달러)에 달했다.

정리 = 조영창 기자 cyc1@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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