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인 엄홍길씨 대구 강연

입력 2002-08-23 14:50:00

"내년엔 로체(8,516m)의 위성봉우리인 로체샬과 캉첸중가(8,586m)의 위성봉우리 얄룽캉에 도전해 볼 생각입니다".

지난 2000년 여름 K2(8,611m) 정상에 오름으로써 히말라야 8,000m 이상 14좌봉을 완등한 산악인 엄홍길(43)씨.

22일 운경재단 부설 등산아카데미총동창회 초청으로 곽병원 문화공간 강당에서 강연회를 가진 그는 히말라야 14좌봉 완등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비록 주봉우리의 그늘에 가려져 있지만 로체샬과 얄룽캉도 8,400m와 8,500m 정도로 14좌봉에 못지않기 때문이다.

"인생자체가 산을 오르는 것과 같죠. 위험 속에 노출될 때는 후회도 하지만 살아있다는 존재를 느끼는 순간 다시 도전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겨납니다".

그는 98년 안나푸르나(8,091m) 네 번째 도전에서 사고로 죽을 고비를 넘겼다. 지금도 그때 다친 다리가 완전하지 않다는 엄씨는 다섯번째 도전 끝에 등정에 성공한 안나푸르나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실제의 삶도 엄씨에겐 도전이다. 중국 쪽에 남아있는 미개척 산을 오르기 위해 그는 올해 외국어대 중국어과에 입학한 늦깎이 학생이기도 하다.

대한산악연맹 청소년오지탐사대를 이끌고 시베리아 벨루카봉을 정복하고 지난 12일 귀국한 엄씨는 요즘 청소년들이 영 못마땅하다.

"너무 쉽게 포기하고 좌절하는 것을 볼 때마다 안타깝습니다. 꿈을 가지고 도전하려는 오기를 가졌으면 합니다".

박운석기자 stoneax@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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