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기사 친절 아쉬워

입력 2002-08-22 15:24:00

며칠 전 시내에서 버스를 탔다. 몇 정거장쯤 지나 백발의 할머니가 버스에 올랐다. 할머니는 버스계단 하나 하나를아주 힘겹게 천천히 오르고 있었다. 보기에도 안쓰러울 정도였다.

버스 운전기사가 그 모습을 지켜 보더니 대뜸 "할머니 빨리 빨리 올라오세요. 에이 참, 할머니같은 사람이 있으니까 버스가 이렇게 늦게 가는 것 아닙니까"고 소리를 빽 질렀다.

할머니는 미안한 듯 연신 고개를 숙이며 불편한 몸을 움직여 다른 승객이 양보해준 자리에 앉았다. 운전기사의 고함소리에 저절로 눈살이 찌푸려졌다. 버스 안에 있던 다른 승객들도 얼굴을 찡그렸다.

할머니 때문에 버스가 더디게 가게 된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운전기사도 배차시간을 지켜야 할 것이다. 하지만 조금만 더 여유를 가지고 기다리는 미덕을 보일 수는 없었을까.

앞으로 대구는 유니버시아드 대회 등 여러 국제 행사를 치를 예정이다. 대구를 찾는 외국인들에게 대구 시민의 친절한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

장효욱(대구시 수성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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