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바지 더위가 안간힘을 다해도 가을에게 자리를 곧 내주고 말것 같다. 백화점, 쇼핑몰 등 의류매장에선 가을옷이 여름을 밀어낸지 이미 오래다. 성급한 여심(女心)은 유행패션 흐름이 어디로 이어지는지에 모아진다.
패션계에선 올 가을에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복고풍과 검은색의 강세를 예견하고 있다. 몇년 전부터 자리를 굳힌 밀리터리룩과 올 봄.여름부터 지속돼온 에스닉(민속풍) 패션 역시 변함없이 눈길을 모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파리 추동복 컬렉션에서도 해외 유명브랜드들은 한결같이 검정색을 이용한 수트나 밀리터리룩 등 전체를 블랙으로 연출한 패션 경향을 선보였다. 또 초자연적인 신비감과 하이테크의 세련된 이미지, 이국적이면서도 로맨틱한 분위기를 제안했다.
올해의 색상이 지난 해에 비해 달라진 점이 있다면 점차 개인주의적(자신만의 색)인 경향을 반영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검정에 다른 색상이 살짝 가미된 컬러들이 대거 등장했다는 점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가죽, 벨벳, 새틴, 나일론 등 소재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색깔의 뉘앙스를 연출할 수 있게 됐다는 것.
특히 검정이 검정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른 컬러에까지 세력을 확장했다. 파리컬렉션의 경우에도 검정과 검정에 가까운 '블랙 라이크(Black-Like)'컬러들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또한 가을을 대표하는 색상인 갈색과 아울러 회색, 선명한 톤의 원색, 파스텔톤도 유행색으로 백화점 코너를 장식하고 있다.
소재는 레트로(복고) 무드와 전통.토속적 무드에 영향을 받아 고풍스런 느낌의 앤틱(Antique) 경향이 두드러진다. 전통적인 가죽, 벨벳, 새틴과 함께 순수 천연소재인 울, 앙고라, 모헤어, 실크, 면 등이 다양하게 쓰이는 것이 올 가을 패션의 특징이다. 특히 벨트와 가방 끈, 혹은 벨트와 베스트를 같은 소재로 디자인한 '콤비 아이템'은 올 시즌 가장 주목할 만한 아이템으로 선보였다.
실루엣 라인은 허리선을 높여 웨이스트가 강조되는 엠파이어 라인(Empire Line), 어깨를 강조한 재킷라인으로 형성되는 트라이 앵글 라인(Triangle Line), 몸전체를 감싸는 헐렁한 형태의 시드라인(Seed Line) 등 생동감을 부여하는 감각적인 라인이 특징이다.
주5일근무제 도입 확산을 겨냥한 유명 여성브랜드들의 캐주얼웨어와 패밀리룩도 가을 신상품으로 잇따라 선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세미정장과 밀리터리룩, 사파리 등으로 스타일을 세분화해 볼 수 있다.
지난해 유행했던 남성적인 스타일의 밀리터리룩은 올해는 실용적이고 보다 여성스러움을 강조하는 실루엣이 특징이다. 이번 시즌 밀리터리룩은 좀 더 정제되고 한번 더 걸러낸 듯한 장식을 많이 이용하기도 한다. 가죽소재의 전형적인 사파리 재킷은 벨트로 살짝 묶어주어 허리라인을 강조, 여성스런 분위기를 연출하는 감각적인 차림으로 눈여겨 볼만하다.
노진규기자 jgroh@imaeil.com
도움말:(주)신원, 에셀 김미경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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