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학술제 참석 유키오 교수

입력 2002-08-21 14:07:00

"청계 선생님은 해방 후 20년간 일본에서 단절됐던 한국에 대한 관심과 한.일 문학교류의 물꼬를 튼 최초의 석학이었습니다".

19일 우리나라 국학의 선구자 '고 청계 김사엽 선생 10주년 추모 학술제'〈관련기사 본지 13일자 17면〉에 참가한 후지모토 유키오(藤本幸夫.61) 도야마(富山)대학 교수를 만났다. 그는 청계 선생을 떠올리며 '석학'이란 표현에 힘을 줬다.

도야마대학 조선문학과에 재직중인 후지모토 교수는 한국어학, 한국서지(書誌)학을 전공, 15세기 한국어를 비롯한 당시의 희귀 고서들을 연구하고 있다.

이날 하사바 키요시(波佐 場淸) 일본 아사히 신문 편집위원 등 일본측 관계자 2명과 참석한 후지모토 유키오 교수는 능숙한 한국어로 '청계 김사엽 선생님의 추억'이란 주제강연을 펼치기도 했다.

후지모토 교수가 청계 선생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63년. 교토대학 문학부 언어학과에 다니던 그가 오사카 외국어대학에 있던 청계 선생의 조선어 과목을 배우면서였다."처음 가, 나, 다, 라부터 가르치시길래 학문이 그처럼 높은 분일 줄 몰랐습니다.

당시에도 한국어를 가르친 사람은 많았지만, 선생님처럼 문학적 소양이 높은 분이 어학을 가르치는 일은 처음이었어요".

청계 선생의 권유에 힘입은 그는 67년부터 3년간 서울대 문리과대학 언어학과에 연구원으로 유학생활을 했고, 당시 문교부 장학생으로 뽑히기도 했다.

"일본에서 활동한 20년동안 청계 선생이 한.일 문화교류에 끼친 영향은 지대합니다. 특히 조선왕조시대의 가요에 관심을 가진 선생님이 일본의 고전인 만엽집을 심도깊게 연구.소개한 것은 일본학계에서도 크게 평가를 얻고 있습니다".

"청계 선생이 일본에서 남긴 저작들에 대한 정리가 더 이뤄져야합니다. 내년 봄쯤으로 예정인 24, 25권 정도의 '청계 선생 전집'출간계획도 후학들이 청계 선생의 뜻을 이어가는 일입니다".

후지모토 교수등은 20일 경북 영천 소재 청계 선생 묘소를 참배하고 일본으로 귀국할 예정.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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