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韓方식약청 추진을 환영한다

입력 2002-08-21 00:00:00

지방을 살리자-지역 균형발전은 지방분권(分權)의 토대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재정자립도가 열악하고 중앙정부 기관과 권력이 수도권에 집중된 상황에서 '지역경제활성화'를 외쳐봐야 그야말로 말장난에 불과하다. 정부기관의 지방이전이 시급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최근 경산대 황병태 총장이 "한의학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통의약 및 관련식품의 검사·관리를 담당할 한방식품의약품안전청을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이를 대구에 유치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것은 시의적절하고 당위성이 있는 발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에는 중앙 행정기구는커녕 국책연구기관조차 없어 지방분권화에서는 거의 찬밥 신세다. 따라서 한방식약청 구상이 하루 빨리 실현될 수 있도록 대구시와 경북도, 관련기관들은 조속히 협조 체제를 갖추어야할 것이다.

한방에 관한한 대구·경북지역이 국내에서는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고 있음은 두말할 나위없다. 경산대에는 한의대가 있고 대구엔 약령시, 경북엔 효능있는 약초가 많아 한방이야말로 세계적으로 경쟁력있는 지역상품이다. 뿐만 아니라 지역에는 엄청난 한방 인프라가 산재해있다.

400년 전통의 약령시는 이제 대구시민의 축제라는 지역성에서 벗어나 전국적인 행사로 발돋움하고 있다. 경북도는 올해 하반기부터 오는 2011년까지 총 사업비 520여억원을 들여 상주시 은척면 자연휴양림 일대 200만평에 '한방생명자원연구단지'를 조성한다. 이 단지에는 한약재 재배와 생산을 포함, 전통약초마을 조성·자연순환 테마파크·한방 바이오벤처를 설립, 한방을 관광자원화하는 방안까지 추진된다.

특히 이 단지를 유치하기 위해 영주를 비롯 봉화·안동이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정도로 경북 북부지역민들의 관심은 대단하다. 여기에다 의료·유통·바이오를 한데 묶는 '한방바이오밸리'가 추진된다면 한방이 지역 BT(생명기술)산업의 주역이 될 것은 확실하다.

이제 한방을 '세계화'하기 위한 지역의 잠재력은 충분히 검증됐다. 문제는 대구와 경북이 현안 해결을 위해 얼마나 발벗고 나서느냐에 있다. 한방은 행정구역상의 문제가 아니고 지역 공동체 발전을 위한 종합적인 프로젝트인 만큼 최대한의 지혜를 모아 실현 시기를 앞당겨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응집력을 보여야 하는 것은 이제 지역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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