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 간경화로 죽음을 눈앞에 둔 30대 가장이 스님의 간 기증으로 새 생명을 얻게 됐다.경남 양산 통도사의 도우(28)스님은 간 이식이 안될 경우 한달여 밖에 살 수 없다는 진단을 받은 말기 간경화 환자인 김모(30·회사원)씨를 위해 자신의 간 일부를 기증하기로 했다.
도우 스님이 받게될 생체부분 간 이식수술은 21일 오전 7시 서울 아산병원에서 간 이식 수술 분야의 최고 권위자인 이승규 외과교수의 집도로 이뤄진다.생체부분 간 이식 수술은 난이도가 가장 높은 수술로 수술시간만도 평균 15~20시간 정도 걸린다.김씨에게는 간 이식 수술이 유일한 치료 방법이었고 그만큼 애타게 간 기증자를 찾고 있었다.
간 기증의 경우 통상 가족으로부터 간을 기증받아 수술받는 편이지만, 김씨의 경우 가족마저 조직 등의 여러 가지 조건이 맞지 않아 기증 대상자가 될 수 없었기 때문에 안타까움은 컸다.
김씨는 "아내와 두 아들을 두고 혼자 떠나고 싶지 않아 간 기증자를 손꼽아 기다렸다"며 "이렇게 생면부지의 분이 저에게 간을 주신다니 새 생명을 주신거나 다름없다"며 고마워했다.
도우 스님은 간을 기증하면서 "조건은 없지만 단지 나의 간 기증 이야기가 많은 이들에게 알려져 장기 기증을 애타게 기다리는 환자들을 많이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지난 97년 통도사에서 출가한 도우 스님은 이미 99년 사랑의 생명나눔실천회를 통해 세브란스병원에서도 일면식도 없는 신장 질환자에게 한차례 신장을 기증한 적이 있어 감동을 더하고 있다.도우 스님은 "앞으로 백혈병 등 혈액암 환자를 위해서 골수도 기증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