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가 땅거래 다시 '꿈틀'

입력 2002-08-20 14:29:00

포항시 북구 용흥동의 박모(49)씨는 얼마전 칠포 해수욕장 인근 논 300여평을 대구의 사업가 김모(44)씨에게 팔았다. 평당 29만원. 이 땅은 박씨가 IMF전 평당 28만원에 샀다가 그뒤 자금난으로 20만원에 매물로 내놓았으나 팔리지 않던 것. 김씨는 "주5일제 근무가 성큼 눈앞으로 다가와 별장 겸한 주말 주택을 건축키 위해 부지를 미리 확보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IMF로 거의 거래가 중단 되다시피 한 동해안 해변가 땅매매가 주5일제 근무를 기폭제로 꿈틀거리고 있다. 포항 경우 청하 오도리와 송라면 일대나 지난 연말 4차로로 도로가 확장 포장된 구룡포 일대가 선호되고 있다.

경주는 감포 일대와 영덕은 강구∼축산간 해변도로를 따라 주택건축이 가능한 땅을 대상으로 문의가 잇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해 해변가 논·밭을 구입하는 외지인들은 당장 주말주택을 건축하기보다는 머잖아 수요가 늘면 땅값이 오를 것으로 전망, 투자측면에서 물색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경관좋은 땅은 이미 올들어 20%정도 올라 IMF전 수준에 육박했고 부동산 중개업소가 팔기를 권하면서 값이 더 오를 것으로 보여 매물을 거둬 들이는 현상도 나타나고 땅매입 추세도 바뀌고 있다. 종전에는 혼자서 땅을 구입했으나 이제는 몇명이 모여 공동으로 사거나 비교적 큰 땅을 구입, 분할여부를 타진하는 사례가 많다는 것.

흥해읍의 한 부동산중개업소는 "주5일 근무가 정착되면 가족들과 함께 바다로 나오는 경우가 더욱 많아질 것"이라며 "특히 대구∼포항간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대구서 40여분이면 동해안에 이를 수 있어 앞으로 수요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포항·최윤채기자 cychoi@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