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벽앞에서 세월을 묻는다
성주 대가천 계곡, 선바위(立岩)
아찔하게 솟은 절벽은
이끼마냥 푸른 소나무를 둘렀다
매끈한 몸뚱아리는 아니거니와
딱딱하게 굽은 등걸과 깎아진 나이테, 의심을 모르는 뿌리
절벽은 소나무를 똑 닮았다
비가 거세지고 슬슬 계곡이 화를 내기 시작했다
절벽을 쓰다듬던 시내는 금세 격류가 됐다
그 변덕을 다 받아주느라 절벽은 시퍼렇게 멍이 들었다
풀은 비 온 뒤 더욱 푸르다지만
비에 젖은 바위는 시퍼런 낯빛으로 깊은 상념에 잠겨 있다
잠자리가 낮게 비행하고
파리가 화가의 우산안에서 젖은 날개를 말렸다
절벽은 찰나와 영원의 門
절벽앞에서 '나'라는 現象을 되묻는다
글: 최병고기자
그림: 김소영
댓글 많은 뉴스
[단독] 예성강 방사능, 후쿠시마 '핵폐수' 초과하는 수치 검출... 허용기준치 이내 "문제 없다"
與 진성준 "집값 안 잡히면 '최후수단' 세금카드 검토"
[르포] 안동 도촌리 '李대통령 생가터'…"밭에 팻말뿐, 품격은 아직"
안철수 野 혁신위원장 "제가 메스 들겠다, 국힘 사망 직전 코마 상태"
李 대통령 "검찰개혁 반대 여론 별로 없어…자업자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