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째 비로 물가 불안

입력 2002-08-15 12:14:00

폭우와 저온현상이 2주째 이어지고 유독성 적조까지 확산되면서 들판과 바다에서 수확.어획고가 격감, 벌써부터 추석 장바구니 물가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동해안 최대 규모인 포항 죽도시장 수협어판장은 8월들어 하루 평균 위판 물량이 3t(금액기준 4천만원) 정도로 평년치의 3분의1에 그치고 있다.

중매인들은 "적어도 20t(1억원 가량) 정도는 들어와야 시장이 기능을 발휘하는데 요즘 어획량으로는 장을 유지하기도 어려운 형편"이라고 푸념했다.

또 어민들은 "바닷물에 빗물 유입량이 늘면서 어군이 형성되지 않아 동해안산 제수용품인 문어.가자미.방어 등의 대목밑 가격 폭등은 블가피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포항수협 손득로 경매계장은 "지금부터는 추석 제수용품 비축에 들어가야 되는데 고기가 없어 당일 영업 물량도 못맞춘다"고 했다.

과일농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탄저병.부패병 등 과수 전염병이 확산일로에 있지만 비가 멈추지 않아 농민들은 농약살포 시점을 놓쳐 버렸다.

평년작을 예상했던 배와 사과도 일조량 부족에 따른 질 저하와 낙과 피해를 걱정해야 하는 지경이다. 또 포도는 지난 봄∼초여름 이상고온으로생리장애를 앓은데다 수확철 날씨마저 좋지않은등 추석을 전후해서 대부분 과일의 품귀 및 가격폭등이 우려되고 있다.

채소는 더욱 심각하다. 평야지대의 채소류는 계속된 비에 모두 녹아버려 아예 거둬 들일 것이 없어졌고 추석장을 겨냥한 대체작물 파종도 시기적으로 늦어 '채소없는 추석'이 될 전망이다. 고냉지 무와 배추도 속이 썩어들어가는 무름병이 번져 정상수확 여부가 불투명한 실정이다.

포항시 농업기술센터 임안규씨는 "상추 등 일부 채소류는 폭우 이전에 비해 가격이 250% 이상 올랐다"며 "공급은 줄고 수요는 폭증하는 대목밑에 값이 더욱 오를수 밖에 없을 것"이라 내다봤다.

이처럼 추석물가의 폭등 가능성이 높아지자 포항상의와 일부 시민단체들은 매년 추석 직전에 실시했던 물가조사를 올해는 이달말로 앞당겨 당국의 물가정책 수립에 도움을 주기로 했다.

또 포항시 등 자치단체들은 오는 20일을 전후해 물가대책반을 가동하고 제수용품 사재기와 각종 서비스요금 기습인상 등 물가인상을 부추기는 행위에 대한 지도단속에 나서기로 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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