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진통'이 남북회담의 통과의례로 자리잡는가?
제7차 장관급회담에 참가하고 있는 남북 양측은 군사실무회담의 일정 확정을 둘러싸고 의견 대립을 거듭하면서 14일 오전 9시로 예정됐던 세번째 전체회의가 미뤄져 이날 전체 일정이 지연될 전망이다.
이같은 상황은 정상회담 직후 열린 제1차 장관급회담을 제외하곤 회담 때마다 반복돼 남북 양측이 주장해온 '민족의 화해·협력'이라는 단어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2차 장관급회담 때는 군사 당국간 회담 개최와 대북식량지원 문제, 3차 때는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구성, 4차 때는 전력지원문제,6차 때는 7차 장관급회담의 서울 개최 문제를 놓고 남북 양측은 '막판 진통'을 거듭했다.
이에 따라 남북 양측은 합의된 일정을 깨가면서 입장 조율을 해야만 해 2차와 6차 장관급회담은 체류 일정이 하루 이상 늘어났고 3차 회담 때는 민간 항공기의 출발시간을 연기시켜 탑승객들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또 남북 양측은 출발시간을 앞두고 각자 자신들의 입장 관철을 위해 짐을 쌌다 풀었다를 반복하는 '쇼'를 연출하기도 했다.이러한 구태의연한 남북 양측의 회담 자세는 장관급회담 뿐 아니라 경협위, 적십자회담, 각종 실무협의회의 회담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회담 관계자는 "회담이란 상대가 있고 분단 상황에서 분단 상대편과의 대화는 지루한 줄다리기를 거듭할 수밖에없는 것"이라며 "서로 입장을 관철시켜 나가는 과정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측이 지난달 25일 서해교전 유감 표명과 함께 전격적으로 회담을 제의했고 김령성 북측 단장이 서울 도착 후 계속'실천'과 '공동선언 이행'을 강조해온 점을 감안하면 이번의 경우 기대가 높은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막판 진통'의 되풀이는 구태를 벗어나지 못한 남북관계의 현주소를 보여준 것이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특히 이번 회담은 남북 양측이 금강산에서 실무대표접촉(8월2~4일)을 통해 사전에 의제까지 정하는 등 새로운 시도로 기대를모았다는 점에서 실망감이 배가되고 있다.
서해교전이라는 위기상황을 뚫고 9개월만에 재개된 이번 장관급회담이 회담 진행의 구각을 떨쳐버릴 것이라는 기대는 아직 살아있다. 이번 회담이 한반도 평화와 교류협력의 증진을 위해 남북이 머리를 맞대고 실사구시적으로 지혜를 모으는 장이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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