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면허 척추교정 피해 속출

입력 2002-08-13 15:21:00

전문의가 아닌 사람에게 기치료, 마사지 등 각종 디스크 교정치료를 받다 증세가 급속히 악화되는 등 병을 되레 키우는 경우가 늘고 있다.

수술에 대한 거부감과 각종 검사비 등 치료비 부담을 줄이려 입소문을 통해 무면허 의료인을 찾을 경우 치료 시기를 놓칠 수도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주부 최모(54·남구 이천동)씨는 얼마전 허리통증이 심해 걷기조차 힘들어지자 용하다고 소문난 기(氣)치료사를 찾아 마사지 등 치료를 받은 뒤 허리통증이 더 심해져 병원 응급실 신세까지 졌다.

병원에서 최씨에게 내려진 진단은 골다공증에 의한 척추 압박골절로 최소 2주간 절대 안정을 취해야 했는데 마사지 등을 심하게 받아 상태가 더욱 악화된 상태였다.

이모(71·달서구 상인동) 할머니는 최근 동네 친구들과 함께 요통을 없애주는 '기적의 치료기'라는 얘기를 듣고 한 업체의 온열기 치료를 받은 뒤 통증이 더 심해져 요즘은 누워 지내는 등 거동이 더 불편해졌다. 이 할머니는 목과 허리에 디스크 증세가 있었지만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강도로 온열기를 쬐면서 상태가 악화된 것.

남구 ㅅ정형외과의 환자 30%정도는 병원이 아닌 곳에서 기치료, 마사지 등으로 척추교정을 받다 증세가 크게 나빠진 사람들이다.

중구 ㅂ신경외과에도 정확한 검사를 받지않고 무면허 의료시술을 받다 병을 키운 환자들이 부쩍 늘었다. 이 병원 원장은 "요즘 카이로프랙틱, 추나요법 등 수술 및 약물 대신 손으로 질환을 치료한다는 대체요법들이 성행하고 있다"며 "전문의가 아닌 무면허 또는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서 치료를 받을 경우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영남대병원 재활의학과 이지인 교수는 "치료는 충분한 검사를 통해 환자의 상태를 파악, 상태에 맞게 해야 한다"며 "일단 전문의의 진단을 받은 뒤 대체요법으로도 치료가 가능한지를 알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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