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경력 10년인데 기능시험에 떨어진다니 말이 됩니까? 음주 때문에 면허가 취소되긴 했어도 몇 년동안 사고 한 번 없었습니다" - 운전면허 재응시자 ㄱ씨.
"도로에서 운전을 잘하는 것과 운전의 기본기를 지키는 것은 다릅니다. 컴퓨터 채점 결과가 불합격인데 어쩌라는 겁니까?" - 면허시험장 담당자 ㅇ씨.
지난달 10일 교통법규 위반 벌점·행정처분 등에 대한 특별감면이 실시된 뒤 운전면허시험장에서 종종 벌어지는 실랑이다. 자칭 '운전 베테랑'을 내세우는 재응시자들은 기능시험에서 예상치 못한 불합격 통지를 받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다.
화원운전면허시험장의 경우 지난달 10일부터 한달간 면허시험 응시자는 4만2천여명이며 이들 중 1만500여명이 기능시험을 치렀다. 지난해 같은 기간 기능시험 응시자가 4천900여명인 점을 감안한다면 재응시자는 약 5천명에 이르는 셈.
그러나 합격률은 고작 44%. 응시자 중 운전경력자가 절반이 넘지만 합격률은 평소와 비슷한 수준이다. 반면 학과시험과 도로주행시험의 합격률은 각각 64.5%, 62%로 비교적 높았다.
포항운전면허시험장도 비슷하다. 지난 10일까지 한달간 응시자는 1만5천700명으로 전월 응시자보다 9천명 가량 늘었다. 이들 중 대부분은 면허가 취소된 뒤 벌점이 없어짐에 따라 재응시한 사람들.
이들의 학과 및 도로주행시험 합격률은 75~80%에 이르렀지만 기능시험 합격률은 45%를 넘지 못했다. 특히 대형면허의 경우 기능시험 합격률이 25%선에 그쳤다.
포항면허시험장 관계자는 "운전 경력자들 중에 2, 3차례씩 기능시험에 떨어지는 경우도 많다"며 "시험장 제한속도인 시속 20km를 넘거나 정지선을 어기는 경우도 허다하고 심지어 자신만만하게 한 손으로 운전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김수용기자 ksy@imaeil.com
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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