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지방은 상대적으로 투자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데 반해 대구·경북의 경우 아직도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중앙정부가 잘 알고 있습니다. 정부가 집중적으로 도움을 주지 못한 것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남은 임기동안 대구·경북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8일 낮 대구상공회의소에서 대구지역 상공인들과 조해녕 대구시장, 남효채 경북도 행정부지사 등 100여명과 간담회를 가진 이기호 대통령 경제복지노동 특보는 국민의 정부가 지역을 홀대해왔음을 인정하면서 "미안하다"는 모두 발언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이어 "대통령을 대신해 대구·경북지역 경제발전과 경제활성화대책 마련에 필요한 지역민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왔다"면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주고받자"고 주문했다. 이 자리에는 정부 부처 실·국장들도 함께 했다.
하지만 이날 간담회는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자리가 되지 못했다. 식사시간을 포함, 정해진 시간(2시간)에 쫓기다보니 지역현안에 대한 진솔한 토의는 애당초 무리였다.
이 특보의 인사말에 이어 시와 도, 지역 상의 등이 사전 제출한 31개 건의사항을 읽는 데만 30분 이상이 소요됐고, 실·국장들이 "관계부처와 협의, 적극 검토하겠다"는 등 원론적인 답변을 하는데 1시간이 걸렸다. 경제특구 대상지역 확대, 생물산업 지원센터(계명대) 설립, 경북 해양과학연구단지 조성 등은 아예 검토 대상에도 들지 못했다.
건의사항에 대해 배석한 각 부처 관계자들이 부정적인 답변으로 일관하면서 분위기가 무거워지자 이 특보는 몇 가지 사항에 대해 직접 답변을 하며 분위기 반전에 나서는 묘기(?)를 부렸다.
'포스트 밀라노프로젝트'가 추진돼야 하며, 문화콘텐츠와 관광, 생물산업도 빠뜨릴 수 없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또 대구지하철과 U대회 예산지원과 대구지하철의 경산연장 추진방안, 동해 중부선 철도 조기착공 방안 등도 밝혔다. 대구의 해묵은 숙원사업인 위천공단조성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하지만 이날 참석한 지역 경제인 대다수는 입을 다문 채 단상만 바라보다가 행사사 끝나자 재빨리 자리를 떴다. 이 특보의 말대로 그동안 지역이 소외당했다고 생각했던 탓인지 경제인들은 이날 행사까지도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한 참석자는 "임기 말에 왠 건의사항 청취냐"면서 이날 지역균형발전기획단이 배부한 '대구·경북 지역경제발전 지원계획서'중 '국민의 정부의 4년 반 동안의 성과' 부분을 펼쳐 보이며 씁쓰레한 표정을 지었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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