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재·보선의 결과는 한나라당의 압승과 민주당의 참패로 끝났다. 민주당으로서는 호남지역 외는 전패라는 전례 없는 비련을 맞게 되었고, 반대로 한나라당은 선거로 야당이 과반수를 넘는 사상 첫 기록을 갖게 되었다.
왜 이러한 결과가 나오게 되었는가. 그것은 한마디로 6·13지방선거에서 보여주었던 민심의 이반이 아직도 돌아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29일에 있은 서해교전이 가져온 햇볕정책에 대한 불신 증폭에다 중국과의 마늘협상에서 보여준 속임수 행정 그리고 장상 국무총리 지명자에 대한 동의 과정에서 나타난 몇 가지 나쁜 이미지가 종전의 국정실패라는 불신위에 더 보태진 탓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선거 전략에서도 민주당이 내세운 한나라당 '1당 독주 견제론'은 유권자에 어필하지 못한 것이 아닌가한다. 거대 야당의 부작용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정권도 잡지 않은 야당에게 견제론을 내세운 것은 아직은 공허하게 들렸을 것이다. 이회창 후보의 아들 병역비리 의혹제기도 어느 정도의 효과는 있었지만 새로운 이슈가 아니라는 점에서 결정적인 재료는 아니었던 것 같다.
이렇게 놓고 보면 민주당은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는 명백해진다. 한마디로 정치를 더 잘해달라는 요청이다. 이를 위해 앞으로는 정치든 행정이든 국민과 함께 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아무리 좋은 햇볕정책도 국민동의의 폭을 넓혀야 했고 마늘협상은 어떻게 하든 국민의 이해를 구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동시에 한나라당에도 국민은 주문을 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과반수를 주지 않은 것은 협상위주로 정치를 이끌라는 요구였다면 과반수를 준 것은 무엇인가를 이뤄내라는 주문일 것이다. 정치혁신이나, 부패척결 그리고 민생문제 등에서 정치에 관한 한 한나라당에 더 책임을 지운 것이다.
앞으로는 12월 대통령 선거가 남아있으므로 우리 정치는 더욱 소용돌이 칠 가능성이 높다. 우선 민주당의 신당움직임이 그렇고 조금씩 나타나고 있는 레임덕 현상이 그렇고 이회창 후보의 아들 병역면제 논란 등을 비롯한 정쟁의 가속화가 그렇다.
그러나 정치권은 이번의 투표율이 30%가 채 안 된다는 점에 주목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만큼 국민은 정치권의 싸움에 실망하고 있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 이를 외면하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앞으로도 계속 정쟁에만 매달려 있다면 국민은 그야말로 정치를 심판하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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