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에도 수해를 입었는데 또다시 수마가 자식 돌보듯 키운 인삼밭을 휩쓸고 가니 앞으로 우린 어떻게 살란 말인가요".
400㎜가 넘는 집중폭우로 지난 7일 오후 구산제방이 터지는 바람에 땀 흘려 키운 3, 4년근 인삼밭 1천80여칸(평)을 한순간에 흙더미에 파묻은 최장수(71.봉화군 물야면 북지리) 금국규(65.여)씨 부부.
노부부는 자식을 땅에다 묻기라도 한 듯 수마가 할퀴고 간 인삼밭을 넋을 잃고 바라보며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4년전 남의 논 800평을 1년에 쌀 6가마니를 주고 빌린데 이어 이듬해에도 1천평을 더 빌려 인삼을 심었지요. 종삼비와 농약대 등으로 인삼조합과 농협에 6천여만원을 빚을 내가면서까지 피땀 흘려 인삼을 키웠는데 한 순간에 다 쓸어버렸습니다"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3년전에도 다 키워놓고 수확의 기쁨을 맛보려는데 인삼밭이 물에 잠겨 수확을 못했는데 또다시 비 피해를 입어 앞으로 어떻게 빚갚고 살아가야 할지 막막하다"며 말끝을 흐리는 노부부의 얼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가득했다.
옆에 서있던 50대 농민이 끼어들었다. "수해를 입으면 여기저기서 라면과 담요며 옷가지 몇벌 주고, 농자금 이자 상환을 연기해주지만 농가로 볼 때는 별다른 도움이 안돼요. 오히려 몇년 뒤 빚만 더 늘어나기만 하고 이래저래 수해를 당한 농민만 손해지뭐"라며 정부의 수해농가에 대한 지원에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
8ha의 농경지를 흙더미에 덮은 이곳 봉챙이들 농민들은 마침 수해 현장을 보러 나온 도지사, 국회의원들과 이들을 맞기 위해 나온 일행들이 한결같이 '항구복구를 해야 한다'고 하는 말에 부아만 치민다고 했다.
이번에 터진 둑과 불과 10m 정도 하류에는 콘트리트 옹벽을 치면서 어느 정도 비에도 붕괴될 것이 분명한 도로옆 제방에는 예산 타령이나 하다 토사 제방을 그대로 둔 때문에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수해를 당한 농민들 중 누군가가 "둑이 터지던 지난 7일 농민들이 아침부터 수차례 구산제방에 돌을 실어다가 둑을 보강해 달라고 했지만 장비와 인력이 없다며 늑장대처를 하더니 높으신 분들의 현장 방문을 앞두고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식' 대처를 하고 있다"며 강한 불만의 소리를 내뱉었다.
봉화. 김진만기자 fact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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