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압승 이후

입력 2002-08-09 00:00:00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8·8 재·보선 압승으로 대선 후보군 가운데 가장 먼저 대선채비를 시작하게 됐다. 우선 '병풍 공방'의 수세에서 탈출, 이달 중순 대규모 출정식을 겸한 선거대책위를 조기 발족시킨다는 구상이다. 또 이번 선거를 통해 전체 재적의석(272석)의 과반(137석)을 넘는 139석을 차지, 확고한 정국 주도권의 토대까지 마련했다.

이 후보는 8일 향후 대선 행보에 대해 '대화와 화합의 정치' '국민을 위한 정치'를 다짐하며 "더욱더 겸손한 자세"를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대화와 화합의 정치를 추구하면서 통합과 화해의 시대를 여는 일에 앞장설 것"이라고 했다. 강공 일변도의 정국에 화해의 물꼬를 트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이 후보는 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을 위한 정치"라며 "민생과 경제, 국민을 위해 제1당으로서 모든 책임감과 시대를 위한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권철현 후보비서실장은 "지난달부터 해왔던 민생 투어를 더욱 강화, 국민과의 거리를 좁히겠다"며 "이 후보 향후 행보의 핵심은 국민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 후보는 김대중 일가의 권력형 비리나 공적자금 문제 등의 국정조사와 특검제, TV청문회에 대한 강한 의지도 피력했다. 그는 "부정부패와 비리 국정혼선을 바로 잡는 일에는 단호하고 타협없는 자세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필요하다면 '과반의 힘'을 통해 대선정국의 주도권을 적절히 다지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당 정책위도 분야별 대선공약 개발을 마무리짓는 한편, 권력비리 규명과 민생법안 처리를 9월 정기국회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다. 이 후보는 "여권과 일각에서 음해와 정치공작으로 온갖 혼탁스러운 선거분위기를 만들었지만, 국민들은 현혹되지 않았다"면서 "부패와 비리, 국정혼란을 바로잡는 일에는 단호하게 타협없는 태도로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후보의 대선행보가 낙관적인 전망만 존재한다고 볼 수는 없다. 신당 창당을 통한 정치권의 지각변동과 김대업씨에 대한 검찰수사 등 곳곳에 암초가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여론조사에서 보듯 이 후보 지지도가 제자리를 맴돌면서 '제3후보론'이 급부상하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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