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관공서 인근 종일 '주차전쟁'

입력 2002-08-07 14:30:00

상가 또는 관공서 밀집지역 부근 도로가 대낮부터 각종 차량들 2, 3중 주차로 '도로 기능'을 잃는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주차공간이 절대 부족해 주변 도로가 주차장으로 변하는 이같은 현상은 점차 도심에서 도시외곽까지 확산되고 있어 교통흐름에도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

대구시 북구 구암동 칠곡2지구 동천교에서 동천네거리까지 약 80m에 걸친 상가밀집지역 앞 도로. 이곳은 편도 4차선의 넓은 도로지만 낮시간대 주행차로는 1차로 뿐이다.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한 수십대의 차량들이 '대각선 주차'에다 2.3중 겹주차까지 하면서 4개 차로 가운데 3개 차로가 막혀 1개 차로만 통행이 가능할 정도로 불법 주차가 심각하다. 때문에 하루 종일 정체가 이어지고 있으며 주행차량과 주차차량의 접촉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 동네 권모(44)씨는 "은행 등 금융기관만 6곳에 학원, 음식점 등이 즐비하지만 노상주차장조차 없다"며 "매일 주차전쟁이 벌어지는데도 행정당국은 공영주차장 건립 등 해결책은 찾지 않고 주차위반 스티커만 끊어대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칠곡 3지구 ㄷ은행 학정로 지점 앞길도 사정은 마찬가지. 편도 5차로 가운데 3개 차로가 하루종일 '겹주차장'이 되고 있다. 은행업무 등 하루 평균 1천200여명이 몰려드는 바람에 종일 주차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

도로의 '주차장화' 현상은 신흥 택지개발지역 뿐만 아니다.

대구 도심의 수성구 범어네거리 부근, 동대구역, 고속버스터미널, 칠성.서문시장 등 교통수요가 많은 곳은 수년째 이같은 현상이 되풀이돼 만성 교통정체의 주범이 되고 있지만 뚜렷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

특히 도심 지역의 경우 도심 개발과 팽창으로 주차장 가용용지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어 불법 주차차량으로 인한 도로기능 저하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북구청.국세청.경찰서.세무서 등이 몰려 있는 대구시 북구 침산동 관공서 밀집지역의 경우 부근에 290여면 규모의 공영주차장이 있지만 개발로 인해 이달말 폐쇄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이곳을 이용하던 차량들로 인해 이부근 역시 한달뒤부터는 대낮 주차대란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구청 관계자는 "자치단체의 재정으로 주차장을 늘리기엔 역부족이어서 뾰족한 해결책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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