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공방 전면전

입력 2002-08-07 00:00:00

한나라당은 7일 민주당 천용택 의원과 김대업씨간의 커넥션 의혹을 거듭 제기하며 김씨의 '수사관 사칭'문제를 집중 부각했다. 이회창 대통령 후보도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이 정권은 마치 무슨 비리나 은폐가 있었던 것처럼 추악한 정치공작을 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공정한 검찰수사를 촉구했다.

서청원 대표는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사기범으로 구속중인 피의자를 데려다 또다른 피의자를 심문하는 세계역사상 초유의 일이 이 정권에서 일어났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어떻게 해서 피의자가 수사관으로 둔갑됐느냐를 반드시 규명하겠다"고 진상규명 의지를 분명히 했다.

하순봉 최고위원은 "집권당 실세 국회의원은 정치검찰과 공모, 전과 6범의 재소자를 변장시켜 야당 후보를 음해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정치집단이나 세력이 아니라 범죄.패륜집단"이라고 흥분했다.

특히 한나라당은 김길부 전 병무청장이 6일 "지난 1월 검찰조사 과정에서 김씨가 사복차림으로 수차례 조사에 참여했고 단독으로 조사하기도 했다"고 밝힌 이상 김씨의 수사관 행세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는 반응이다. 또한 김 전 청장과 전태준 전 의무사령관이 "병역기록 위변조 및 은폐를 위한 대책회의는 없었다"고 말했다며 반겼다.

김영일 사무총장은 "파렴치 전과 6범과 집권연장 책략에 눈이 먼 민주당이 어울려 공모해 벌인 사기극의 진상이 드러났다"며 "이명재 검찰청장은 수사의 중립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납득할 만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경필 대변인도 "법치국가에서 어떻게 이런 해외토픽감 국기문란행위가 버젓이 벌어졌느냐"면서 "김대업은 공무원자격사칭죄요, 박영관 특수1부 부장검사와 노명선 부부장검사는 공무원자격사칭교사죄를 범한 것이 틀림없다"고 공격했다. 그는 또 "병역기록 위변조를 은폐하기 위해 관련자들과 입을 맞췄다는 김대업씨의 주장은 말짱 거짓말로 들통났다"고 주장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한나라당이 이회창 후보가 직접 나서 병역비리공방에 대응하자 민주당은 한화갑 대표의 기자회견을 통해 확전을 시도했다.

한 대표는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가장 성스러운 토대는 바로 국방의 의무"라면서 "이회창 후보는 사랑하는 자식들을 군대에 보낸 부모의 심정을 헤아리지도 못하면서 조금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느냐" 며 국민감성에 호소했다.

한 대표는 "이 후보가 병역비리가 사실이라면 대통령 후보직을 사퇴하겠다고 공언했는데 병역비리 의혹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며 "병역비리는 공소시효가 있어서는 안되는 국기문란 범죄로, 이 후보는 병역비리와 은폐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후보를 사퇴하고 법의 명령에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한나라당 의원들이 검찰청사를 방문한 것 등을 들어 검찰독립을 유린한 '5대망동'이라고 주장하고 △이 후보의 장남 정연씨의 병역면제 의혹과 △병적기록부가 가필.정정.훼손된 의혹. △병역비리 은폐대책회의 △이 후보의 부인 한인옥씨가 1천만원 이상의 금품을 건넸다는 의혹 등은 규명돼야 한다고 거듭 요구했다.

한 대표는 또 "김대업씨가 증언한 것"이라며 "한인옥씨가 1천만원 이상을 줬다는 증언이 있다"고 말하고 "필요하고 때가 되면 공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병역공세에는 한나라당이 김대업씨의 배후로 지목한 천용택 의원까지 나섰다. 그는 "이 후보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은 지난 97년 대선 때부터 진행되고 있는 사안"이라며 이 후보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즉각 후보직을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이낙연 대변인도 "한나라당 이후보의 회견에 대해 검찰 협박의 장본인이 바로 이 후보 본인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비난했다.

또 이용범 부대변인도 이 후보 가족들의 병역면제 사례를 들어 이 후보측의 집안차원에서 조직적인 병역비리 개입의혹이 있다며 공세를 폈다.

민주당은 또 김대업씨 관련 증언을 한 김길부 전 병무청장에 대해서도 "정치권에 줄기차게 줄대기를 시도한 인물"이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이 대변인은 "김 전 청장은 한나라당에 공천신청을 했다가 떨어진 인사"라고 말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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